[‘핫피플’ 인터뷰]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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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피플’ 인터뷰]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 입력 2021.05.25 00:00
    • 수정 2023.09.07 12:42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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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인 ‘춘천마임축제’가 32주년을 맞았다. 올해 축제는 지난 23일부터 춘천 명동 거리, 공지천 의암공원, 축제극장 몸짓 등 지역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앞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으로 축제가 전면 취소 됐지만 색다른 형태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는 ‘지구의 봄’이란 주제로 더욱 안전하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시즌제 축제로 시민과 호흡하고 있다.

    MS투데이는 24일 춘천마임축제 등 문화예술현장에서 24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강영규(50)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을 만나 ‘2021 춘천마임축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다음은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과의 일문일답.

    Q.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운집이라는 축제의 형태를 탈피해 ‘춘천마임백씬;100Scene Project’를 진행했다. 코로나 상황 속 새로운 축제모델로 평가받으며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 축제와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지난해에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19를 처음 겪게 된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가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 운집을 피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에서 공연, 전시를 열어 문화를 느끼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자는 식으로 접근을 했다. 몇 년째 호흡을 맞춰 온 17명의 스태프들의 주도 하에 프로그램은 각 현장에서 잘 이루어졌던 것 같다. 

    올해는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되 메시지를 더하고자 했다. 마임축제를 비롯해 대부분의 축제들이 반환경적이고 반생태적으로 진행되지 않나. 축제는 언제까지 이렇게 진행돼야 하는지 고민했다. 이번 축제에서 현수막, 작은 책자 등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필수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들만 최소화로 만들어 사용하고 재활용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Q.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열리는 춘천마임축제인데 고충은 없었나.

    사실 힘들었다. 그런데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 않나. 여기서 힘들다는 말은 그 속에서 갖고 있는 고민이나 힘듦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축제나 공연예술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를 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1년 넘게 지속돼 오고 있는 코로나19는 예술가들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을 주기도 했지만 그들의 존재 가치를 위협한 존재이기도 하다. 예술가가 무대에 서는 것은 의무이자 존재 의 이유이지 않나. 그러나 무대에 설 수 없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예술가들이 상실감과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번 축제로 예술가들에게 회복의 가능성과 긍정적인 기운을 주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Q. 올해 축제의 주제가 ‘지구의 봄’인데 어떤 의미인가.

    사실 그동안 마임축제는 주제가 없었다. 주제를 정하게 되면 아티스트의 상상력이 제한이 된다고 생각했고 참가에도 자칫하면 제한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지구의 봄’은 전체의 공연 주제라기보다는 축제의 미션이라고 보면 된다. 침묵의 봄을 깨우는 몸짓이 올해의 미션이라 할 수 있다.

    Q. 소수의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지난 축제와 달리 새로운 시도를 한 게 있다면.

    시민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아무렇지 않게 보내왔던 일상에 대해 생각하거나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하는 등 일상적인 삶에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개막 공연 ‘정크,클라운’에는 비가 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청량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외로움이나 혹은 옛 기억 속 사람을 그리워하는 등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불편한 감정일 수도 있겠지만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사진=신초롱 기자)
    축제극장 몸짓 앞에서 만난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사진=신초롱 기자)

    Q. 춘천마임축제가 30년 넘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획자, 아티스트, 스태프 등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의 헌식적인 노력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민들의 애정도 큰 원동력이다. 누군가는 요즘 같은 시국에 축제를 꼭 해야하냐고 묻기도 하지만 시민들 중에는 먹을 것을 가져다 주시며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다. 또 멀리서나마 당신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건네며 무심한 듯 지켜보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정서가 이어져 왔기에 축제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앞으로의 마임축제가 지역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 보는가.

    코로나도 예측이 어려웠듯 마임축제의 향방도 예측하지 못하겠다. 축제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다.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과 뜻을 모으는 일 자체가 공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축제가 갖고 있는 가치가 또 다른 가치와 만나 어떠한 파장과 판타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임축제가 30년 넘게 지내왔지 않나. 축제에 참여하는 분들이 오늘의 하루가 어제보다 나은 것 같다고 느끼게 되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임을 처음 본 사람들이 늘어나고 축제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역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축제를 즐기러 오는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축제를 보러 발걸음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축제가 열리는 구나! 구경하자’였다면 지금은 진짜로 보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인 것 같다. 시민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저희의 몫이지만 시민들이 현장에서 축제의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고 가져갔으면 좋겠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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