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로스터리 카페] 13.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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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로스터리 카페] 13.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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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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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투데이는 춘천이 전국적인 커피 도시로 성장하는 한편 맛 좋은 원두커피를 생산하는 지역 내 소규모 카페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로스터리 카페’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춘천 신북읍 소양댐 막국수거리에는 막국수와 닭갈비집 못지않게 화려하고 특색있는 카페들이 즐비해 있다. 그 중에서도 진하고 또렷한 노란색으로 덧칠된 한 건물이 자연스레 차를 멈춰서게 한다. 이곳은 남편 이상진(56)씨와 부인 이계수(51)씨가 공동 대표로 지난 2017년 2월 오픈한 로스터리 카페 ‘막싸도라의 커피여행’이다.

‘막싸도라의 커피여행’은 자체 제작한 테이블, 의자, 각종 소품 등을 감상하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미대 출신 이상진 대표와 프리랜서 여행작가 이계수 대표가 자유분방하고 편안한 성격을 그대로 담아 냈다. ‘막싸도라’는 ‘막 싸돌아’를 발음나는 대로 적어 명명했다고 하는 만큼 자유분방한 모습을 곳곳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메뉴 이름도 특별하다. ‘독한놈’ ‘싱거운놈’ ‘부드러운놈’ ‘고소한놈’ 등 맛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어 재미와 개성은 물론 유쾌함도 선사한다.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카운터의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카운터의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예술가와 프리랜서 여행작가의 만남…‘카페로 거듭’

이상진·이계수 대표는 서울생활을 접고 아이와 함께 경상남도 남해로 귀촌했다. 남해에서 농사를 지을 것도 아니었고 어업을 할 것도 아닌 상황에서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부부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남해 독일마을 1호 바리스타 부부가 되어 지난 2011년 ‘막싸도라의 커피여행’을 열었다. 이후 부부는 4년 전 카페를 춘천으로 이전했다.

두 사람은 천편일률적인 커피가 아닌 자신만의 커피를 선보이기 위해 직화 자작 로스터기를 만들고 다양한 연구와 시도에 나섰다. 직화 자작 로스터기는 설정한 온도에 맞춰 자동으로 볶아지는 일반 로스터기와 달리 온도를 조절해가며 쉬지 않고 돌려야 한다. 이상진 대표는 “로스팅에 있어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며 “자동화 된 기계로 하는 게 아니고 손과 감각으로만 하다보니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스터리 카페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공동대표인 남편 이상진(56·왼쪽)씨와 부인 이계수(51)씨. (사진=신초롱 기자)
로스터리 카페 ‘막싸도라의 커피여행’ 공동대표인 남편 이상진(56·왼쪽)씨와 부인 이계수(51)씨. (사진=신초롱 기자)

마침 인터뷰를 하기로 한 당일 오전은 로스팅을 하는 날이었다. 카페의 한 귀퉁이에는 까맣게 그을린 흔적을 간직한 로스터기를 작동하고 있는 이상진 대표가 있었다. 이상진 대표는 “손님에게 늘 신선하고 향 좋은 커피를 선보이기 위해 소량으로만 로스팅을 한다”고 자랑했다.

이 대표는 같은 일을 10년째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겨울 법 한데도 돌아가는 로스터기를 바라보며 “냄새가 너무 고소하지 않냐”며 “커피콩이 갈라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유쾌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는 카페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몇 그루의 커피나무도 수시로 들여다보며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상진 대표가 직화 자작 로스터기로 로스팅 중인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이상진 대표가 직화 자작 로스터기로 로스팅 중인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며칠 전 볶은 원두와 갓 볶아낸 블렌딩 원두. (사진=신초롱 기자)
며칠 전 볶은 원두와 갓 볶아낸 블렌딩 원두. (사진=신초롱 기자)

■‘독한놈’·‘싱거운놈’ 등 자체 개발 메뉴도

이계수 대표는 ‘막싸도라 커피여행’에서 추천하는 메뉴로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꼽았다. 가장 기본적인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커피 맛은 신맛과 쓴맛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 이는 자극적이지 않고 보편적이면서도 묵직한 맛을 선호하는 부부의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간혹 신맛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따로 로스팅을 해 원하는 대로 서비스 한다.

눈에 띄는 것을 꼽자면 에스프레소는 독한놈, 아메리카노는 싱거운놈이라 불린다는 점이다. 부부가 한 달 넘게 고심한 끝에 탄생한 메뉴 이름이다. 이상진 대표는 “커피의 장점과 특색을 우리말로 풀어냈다”며 “‘놈’이라는 단어를 불이기로 결정한 뒤에는 이름 짓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싱거운놈(왼쪽)과 카스카라 티. (사진=신초롱 기자)
싱거운놈(왼쪽)과 카스카라 티. (사진=신초롱 기자)

오는 손님들도 메뉴판을 보고 한 번씩은 웃음을 터뜨린다. 이 대표는 “남해에는 어르신이 많았는데 쉽게 커피맛을 이해할 수 있고 ‘내가 독한 놈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식으로 커피 취향을 빨리 알아챌 수 있다며 좋아하시더라”고 회상했다.

무얼 먹을지 고민이 된다면 뽑기를 통해 선택하면 된다. 나무로 만든 통에 꽂힌 나무막대에는 모든 메뉴 이름이 적혀있어 그날의 커피 운을 점치며 재밌는 추억도 쌓을 수 있다.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어낸 메뉴도 있다. 부드러운 크림에 독도의 정취를 담아낸 독도 아인슈페너와 카스카라 티, 감자라떼 등이 주인공이다. 카스카라(Cascara)는 열매의 과육이 아닌 껍질을 말린 것이다. 카스카라 티는 카스카라를 볶은 후 차처럼 우려내 만든다.

이외에도 핑크버번, 예멘 모카 마타리, 코스타리카 따라주 등 상황에 따라 달리 선보이는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핸드드립 메뉴도 있다.

■카페 운영 원동력…“신뢰로 쌓인 유대관계”

‘막싸도라의 커피여행’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단골이다. 그 중에는 감독, 배우, 가수 등 유명인도 여럿이다. 그래서인지 카페 내부의 한쪽 벽면에는 사인과 사진이 가득하다. ‘해를 품은 달’ 김도훈 PD도 남해여행 때 우연히 카페에 들렀다가 단골이 되어 지인들과 함께 카페를 다시 찾는 마니아다.

 

카페 내부에 진열된 단골 손님들의 흔적. (사진=신초롱 기자)
카페 내부에 진열된 단골 손님들의 흔적. (사진=신초롱 기자)

이상진 대표는 춘천으로 카페를 이전한 후 남해에서 인연을 맺었던 손님과 뜻밖의 재회를 했던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1년에 한 번씩 남해여행을 하는 손님이 춘천에서 카페 오픈 준비 중일 당시 운연히 방문해 갑자기 카페가 없어져 서운했다면서 반가워 하더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커피맛이 생각나 1년에 한두 번씩 카페를 찾는 단골을 위해 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오래 전 마셨던 맛을 몇 년 후에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감동적이고 반가운 게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계수 대표는 “내 마음이 고객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한 만큼 내가 먹고 식구가 먹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면 장난을 칠 수가 없다”며 “1년에 한 번이나 명절 때마다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주위에 펼쳐진 게 카페인데, 맛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준다는 점에 큰 감동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어 “맛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닌 만큼 사실 조금만 마음을 달리먹고 욕심을 부리면 맛이 달라질 수 있고, 단골이라고 해서 영원히 우리만의 고객이 될 수 없는 것 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카페 운영 철학을 소개했다. 끝으로 신뢰 속에 켜켜이 쌓여가는 유대관계가 커피를 오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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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21-05-26 11:22:32
커피 좋아하는 친구와 들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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