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협동조합] ‘DMZ 평화여행’, 강원피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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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협동조합] ‘DMZ 평화여행’, 강원피스투어

    • 입력 2021.05.23 00:00
    • 수정 2023.09.07 12:42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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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공동 이익 창출과 사회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춘천 내 협동조합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협동조합’을 시리즈로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휴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km씩 펼쳐진 비무장지대(DMZ)는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의 보고라 불린다. 철조망을 보며 전쟁의 잔해를 살펴볼 수 있고 인근에는 땅굴, 통일전망대 등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이에 DMZ의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DMZ 평화관광이 주목을 받는다.

    여행업 분야의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조합원은 총 5명으로 이사장 1명, 디자이너 1명, 인권·평화와 관련된 전문 경력이 있는 조합원 3명이 각자의 전문성을 갖고 강원피스투어만의 색깔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강원피스투어가 추구하는 가치와 운영에 대해 듣기 위해 강원피스투어 이기찬(45) 이사장을 만났다.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의 이기찬 이사장. (사진=배지인 기자)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의 이기찬 이사장. (사진=배지인 기자)

    이 이사장은 과거 평화와 인권 관련 NGO에서 일하며 평화여행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경기도 DMZ와는 다른 강원도 DMZ만의 콘텐츠와 매력을 소재로 한 평화여행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2019년 소셜벤처경영대회에서 지역 1위로 입상한 것을 계기로 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강원피스투어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나 다른 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협력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반 여행사의 형태인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의 형태를 취했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아래서 조합원들의 의사와 논의를 잘 반영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형태가 사회적 목표 실현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접경지역의 주민과 교류하고 DMZ 지역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우며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정 여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돼 외국인 대상 투어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졌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을 내국인 대상 투어로 수정했고 지난해에는 팸투어(여행 상품 홍보를 위한 관련자 초청 관광)와 시범사업만 진행했다.

     

    (사진=강원피스투어 제공)
    (사진=강원피스투어 제공)

    ▶평화의 관점으로 여행하는 DMZ
    강원피스투어는 안보의 관점에서 보던 DMZ를 평화의 관점으로 재해석했다. 관광지역으로는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이 있다. 노동당사, 평화의댐, DMZ펀치볼둘레길 등을 포함하는 코스를 여행하며 숲밥과 같은 친환경 로컬푸드를 먹을 수 있다.

    투어 동안 이 이사장은 전쟁과 평화, DMZ에 관한 전문적이고 풍부한 해설을 제공한다. 기존의 기념관과 시설을 활용하면서도 보완 자료와 성찰적 해설을 통해 DMZ의 의미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강원피스투어는 접경지역이 아닌 춘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서울과 가까워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편리하면서 화천이나 양구 등과도 가까워 답사에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춘천은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의해 DMZ 접경지역에 포함되기도 한다.

    ▶핵심가치는 ‘평화’와 ‘지역 재생’
    강원피스투어는 두 가지 핵심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는 분단, 남북한 대치와 관련한 문제들과 남북교류협력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것이다. 또 하나는 최근 가속화되는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지역 재생이다. 특히 지역 재생의 일환으로 관광객들이 지역 농가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해 만든 음식을 먹고 지역주민들의 가이드를 듣는 등 매출이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역이 살아 있고 활성화되려면 계속 사람이 드나들고 젊은 관광객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우리가 관광을 통해 지역에 기여하는 게 우리의 사회적 가치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양구 펀치볼 피스 트레킹’. (사진=강원피스투어 제공)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양구 펀치볼 피스 트레킹’. (사진=강원피스투어 제공)

    ▶즐겁고 재밌는 여행 위해 노력
    이 이사장은 “여행은 기본적으로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화여행이라 해서 평화, 통일 얘기에 매몰돼 지루하고 머리 아픈 여행이 되지 않도록 트레킹 등의 액티비티를 추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은 패키지 국내 관광에 익숙하지 않아 색다르고 재밌는 패키지 관광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인 내용이 나와 있는 전시관에서는 볼 수 없는 숨은 이야기들도 꺼내놓고, 트레킹 코스를 단축해 빠르게 하이라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답사를 다니며 최적의 코스를 뽑아내고 직접 먹어보며 로컬 맛집을 찾는다. 팸투어와 시범사업을 통해 ‘소프트하다’,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겠다’는 반응도 받았다.

    현재도 새로운 코스와 다채로운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는 강원피스투어는 향후에 성장해 알찬 수학여행, 써머캠프 등까지 확장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이 이사장은 “핸드폰을 뺏고 10시 되면 불 끄게 하는 수학여행은 아쉽다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성장하게 되면 미국의 써머캠프처럼 재밌고 즐거운 캠프도 기획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피스투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하는 2021산학연관 협력 지역관광 혁신 프로젝트에 선정돼 (주한)외국인 대상 동해안-DMZ 평화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또 양구의 ‘펀치볼 피스 트레킹’과 고성의 ‘남고성경계투어’ 상품을 개발해 시즌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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