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주입기 관리 ‘부실’…바람빠진 춘천 자전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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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주입기 관리 ‘부실’…바람빠진 춘천 자전거 사업

    우두공원 내 공기주입기 대부분 파손
    생활교통과‧녹지공원과 “관리주체 않냐”
    ‘자전거 천국’ 만들기 무색, 시민 불편

    • 입력 2021.05.18 00:01
    • 수정 2021.05.20 06:40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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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공원 관리자 경모씨가 발판이 빠져 고장난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우두공원 관리자 경모씨가 발판이 빠져 고장난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춘천시가 전국 최고의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설치된 공기주입기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가 우두동 우두공원 내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살펴본 결과, 공기주입기 4대 가운데 3대의 공기주입 밸브 등이 파손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대의 경우에도 발판이 잘 움직이지 않아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우두공원을 관리하는 김경모(가명‧61)씨는 “공원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돌로 공기주입기 발판과 밸브 등을 내리쳐 곳곳이 파손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면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으러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산책하던 인근 주민 이모(48‧여)씨는 “자전거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려면 공기주입기가 있는 서면이나 강촌까지 가야한다”면서 “춘천에 공기주입기가 많지도 않은데 집 앞에 설치된 것마저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불편함이 크다”고 불만을 표했다.

    문제는 우두공원에 설치된 공기주입기를 관리하는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춘천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총괄 관리하는 생활교통과 관계자는 MS투데이와 통화에서 “우두공원에 설치된 공기주입기의 경우 녹지공원과에서 따로 관리한다”며 전화를 돌렸다.

     

    우두공원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주입기 밸브와 발판이 파손돼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우두공원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주입기 밸브와 발판이 파손돼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하지만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자전거 공기주입기와 관련한 업무 전반은 생활교통과에서 담당하는 것”이라면서 “공원 내에 설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관리해야 하는 춘천시 내부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보니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우두공원을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은 “현장을 확인하고 이른 시일 내에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2019년 10월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전거길 네트워크 구축 및 자전거 천국 도시 춘천 만들기’ 정책을 발표했다. 오는 2023년까지 자전거 도로를 넓히고 공기주입기, 보관대 등을 설치해 자전거 사용률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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