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자영업 진단] 1. ‘동네 사랑방’ 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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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자영업 진단] 1. ‘동네 사랑방’ 미용실

    명동 상권 미용실 1년 새 19곳 감소
    매출액 반년 전 보다 32.7% 줄어
    춘천 인구 1만 명 당 미용실 36.96곳
    상권 내 미용업 밀집도 높고 경쟁 치열

    • 입력 2021.05.20 00:01
    • 수정 2021.07.23 18:10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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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지역의 풀뿌리 경제가 곪아가고 있다. 새로운 시장 질서에 발 빠르게 적응해 온라인 마케팅 및 판로 개척에 나선 소상공인이 있는가 하면, 업종 특성상 이런 대응이 쉽지 않은 대면 서비스 위주의 소상공인들은 대책없이 경기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대형 상용 플랫폼이 부재하며 단골 장사에 의존하는 미용실, 세탁소, 피부 관리점, 마사지 전문점, 목욕탕 등 생활 밀착형 업종이 특히 고전하고 있다. MS투데이에서는 춘천지역 소상공 업계의 현실을 톺아보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춘천 자영업 진단’을 연속 보도한다. 가장 먼저 살펴볼 업종은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대면 서비스의 대표 격인 ‘미용실’이다. <편집자>

    ■코로나19 이후 미용실의 몰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춘천지역 미용실 수는 1020곳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1190곳) 대비 170곳(14.3%)이 줄었다. 강원지역 전체적으로는 같은 기간 미용실이 5840곳에서 5577곳으로 263곳(4.5%)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춘천 내 미용실 업계의 붕괴 속도가 가파르다. 전국에서는 같은 기간 14만6625곳에서 13만6903곳으로 9722곳(6.6%) 감소했다.

     

    춘천지역 미용실 수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미용실 수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에서 가장 미용실 밀집도가 높은 명동 상권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84곳의 업체가 영업 중이다. 지난 2019년 말(103곳)과 비교했을 때는 19곳(18.4%) 줄어든 수치다. 10곳 중 2곳의 미용실이 1년 새 문을 닫은 셈이다. 최근 6개월 동안 매출이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경영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춘천지역 미용실의 월평균 매출액(카드사 가맹점 매출 기반 추정치)은 572만원이었으나 올해 2월에는 385만원으로 187만원(32.7%) 급감했다. 매출 건수 역시 147건에서 82건으로 65건(44.2%) 줄었다. 말 그대로 손님과 매출이 반토막났다.

    미용실이 포함된 기타 개인 서비스(세탁소·빨래방, 비만·피부관리, 발·네일케어, 요가·단식 등) 분야의 춘천지역 매출액은 같은 기간 627만원에서 1634만원으로 크게 개선된 것과 비교하면 미용실 업종의 경영난은 타 업종에 비해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대면 서비스 업종의 대표주자 '미용실'. (사진=셔터스톡)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대면 서비스 업종의 대표주자 '미용실'. (사진=셔터스톡)

    ■공급 과잉으로 인한 무한 경쟁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의 미용실(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와 같이 얼굴, 머리, 피부 등을 손질해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는 업소) 영업 정보와 통계청 인구 현황을 이용해 인구 대비 미용실 수를 추산한 결과, 춘천은 인구 28만2000명에 미용실 1035곳이 현재 영업 중으로 인구 1만 명 당 36.96곳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인구 5182만2000명에 15만9726곳의 미용실이 영업 중으로 인구 1만 명 당 30.82곳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춘천은 특히 상권 내 미용실 밀집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강원 전체는 인구 153만6000명에 미용실 5107곳으로 1만 명 당 33.25곳, 원주는 35만5000명에 1276곳으로 1만 명 당 35.94곳으로 나타났다.

     

    인구 1만명 당 미용실 수. (그래픽=박지영 기자)
    인구 1만명 당 미용실 수. (그래픽=박지영 기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영업 분석 보고서 ‘미용실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미용실의 창업률은 최근 5년간 9.2%에서 8.2%로 1.0%P 소폭 감소한 반면, 폐업률은 5.9%에서 6.2%로 0.3%p 증가하는 등 폐업이 창업보다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용업은 타 업종 대비 창업률이 저조한데, 이는 대표적인 공급 과잉 업종으로 업종 내 경쟁이 심각해 쉽게 진입이 어렵다는 증거다. 미국의 경우 인구 1만명 당 미용실이 2곳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미용업계의 경쟁이 치열함을 엿볼 수 있다.

    오상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헤어 미용의 경우 특정 직군을 제외하고는 생활의 필수 요소가 아니고, 한두 달 늦게 머리를 손질하더라도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시 미용실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미용실은 대체 수단이 없기 때문에 확진자 감소 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매출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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