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시대] 3. 아이 키우기 ‘험난’…‘둘째 계획’ 접는 다문화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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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시대] 3. 아이 키우기 ‘험난’…‘둘째 계획’ 접는 다문화가정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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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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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부모의 고충은 ‘돌봄 부재·자녀 교육’
춘천 전체 학생 3만1075명 중 674명이 다문화 학생
“고학년 올라갈수록 입시 등 관련 정보 접근 어려워”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춘천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춘천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대체돌봄의 부재와 한글교육의 어려움을 문제로 꼽고 있다. 유치원·어린이집과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부모에 의존해 언어·놀이교육을 받아야 하는 영유아 단계의 다문화 2세는 학습 진도가 뒤처지기 마련이다. 특히 고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경우에는 교육 관련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춘천지역 다문화 학생, 전체 학생 중 2.2% 비율…‘674명’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2020 강원지역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도내 다문화 학생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4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학생의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2년보다는 2배 이상 늘었다.

다문화 학생 중 69.1%가 초등학생이며 중학생은 18.5%, 고등학생은 12.0%로 나타났다. 강원지역 초중고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횡성군(7.5%), 정선군(7.4), 홍천군(6.3%) 순이었다. 춘천지역 전체 학생 3만1075명 중 다문화 학생은 비율은 2,2%(674명)였다. 그 중 초등학생은 450명, 중학생 129명, 고등학생 95명이다.

반면 지난해 강원지역 청소년(9세~24세) 인구는 총인구의 16.5%인 25만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0년 학령인구(6~21세)는 총인구의 14.8%인 22만4000명으로 2035년부터는 1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문화가정 부모, 2세 ‘돌봄 부재’와 ‘교육’ 고충 토로

 

(그래픽=신초롱 기자)
(그래픽=신초롱 기자)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구 평균 자녀수는 0.95명, 평균 연령은 8.3세로 나타났다. 만 5세 이하 미취학 자녀 중 76%는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며 20.2%는 돌봄시설에 자녀를 보내지 않은 채 양육수당을 수령한다. 돌봄시설에 보내지 않으면서 양육수당도 받지 않는 가구는 3%였다. 응답자가 해당 사항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0.8%였다.

전체 저학년 자녀의 53.4%가 평일에 혼자 방치되는 시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다문화가구 자녀들의 취학률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취학률 98.1%, 중학교 92.8%, 고등학교 87.9%, 고등교육기관 49.6%였다.

다문화가정 부모는 5세 이하 자녀 양육의 어려운 점으로 ‘내가 바쁘거나 아플 때 자녀를 돌봐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26.9%), ‘자녀에게 한글을 직접 가르치기 어려워서’(26.3%), ‘배우자나 다른 가족과의 의견 차이’(12.8%), ‘한국 유치원, 학교에 대해 잘 몰라서’(9.1%) 등을 꼽았다.

중국 산둥성 출신 한빙암(춘천) 씨는 딸 정모(9) 양을 남편과 함께 양육하고 있다. 한씨는 임신과 출산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놓으며 둘째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 교육에 대한 고충에 대해서는 “동화책을 읽어줄 때와 일상에서 말하는 것이 크게 다르더라”며 “발음이 어려워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스스로 거부하기도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딸 아이가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6~24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자녀의 학업, 진학, 진로 등에 대한 정보 부족(47.1%)이 가장 많았으며 교육비·용돈 등 비용 부담(40.9%)이 뒤를 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딸과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둔 장웨이(춘천) 씨는 내년이면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딸의 교육에 관한 고충이 많다고 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이 없을뿐더러 주변에 물어볼 사람들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딸 아이가 스스로 해나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로나 공부에 대해 알아볼 게 많은 고학년 학생 대상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순민 다문화센터 사례관리사는 “다문화가정은 자녀 교육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대화, 놀이 등으로 언어 노출을 많이 시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시기별로 적절한 자극이 필요한데 제때 대응이 어려워 또래 아이들보다 표현력이나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학생 학교 적응은 ‘케바케’

한빙암 씨는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면 학급 친구들이 편견을 가질 것 같아 엄마들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아이가 학교에서 차별적인 발언을 듣고 왔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그는 “딸 친구들이 ‘중국 음식은 더럽다고 먹으면 안 된대’라는 말을 만날 때마다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신경쓰지 말아라. 그 아이들이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고 조언했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다문화가정 2세들을 향한 또래의 편견은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0 다문화청소년 종단연구:총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살면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2167명 중 612명(28.24%)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래픽=신초롱 기자)
(그래픽=신초롱 기자)

다문화가정 2세들은 자신들이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1601명(71.33%)이 ‘한국사람’이라고 답했으며 ‘한국 사람이면서 부모님 나라 사람이기도 하다’는 응답자는 381명(16.96%)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모님 나라(본국) 사람’은 9.44%, ‘잘 모르겠다’는 2.27%로 나타났다. 이는 다문화가정 2세가 한국 사회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에 잘 적응, 학업 진도 우월한 학생 有

모든 다문화가정 2세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차별로 인해 마음 속 깊은 상처를 입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려는 부모의 보살핌 아래 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업 진도도 잘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케바케)' 라는 얘기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11년차 주부 박혜진(춘천) 씨는 초등학교 4학년·5학년인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자녀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 묻자 “잘 적응하고 있다. 성적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큰 아이는 잘하고 둘째는 중간 정도의 성적이다. 둘째는 학교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 씨는 “차별이나 편견에 대해 더욱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맞서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내가 자신감을 가지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고 차별할 수 없게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박신애(베트남 출신) 씨 역시 아이를 구김살 없이 잘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감사하게도 아이가 잘 커줬다. 아이 입학 전 주변에서 한글 공부 시켜야 된다 등 조언을 많이 받았지만 키우다 보니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공부는 때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 2세가 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올해 22곳(초·중등 15곳과 한국어학급 7곳)을 다문화교육 정책 학교로 지정해 운영한다. 전승표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다문화라는 용어 자체는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데 아직까지는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의 언어교육과 감수성 교육을 통해 인식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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