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경제] 외생적인 경제충격과 리질리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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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경제] 외생적인 경제충격과 리질리언스

    • 입력 2021.05.01 00:00
    • 수정 2021.05.02 06:38
    • 기자명 황규선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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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규선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황규선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코로나19로 인한 외생적 경제충격을 경험하면서 지역경제 회복력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충격과 관련해 지역경제가 반응하는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회복탄력성 또는 복원력(Resilience)’인데, 당금(當今) 우리 경제가 직면한 최대 화두는 리질리언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질리언스라는 용어는 라틴어인 ‘resi-lire’에 어원이 있으며, ‘뛰어 제자리로 돌아가다(To jump back)’ 혹은 ‘되튀어 오르다(To spring back)’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태학 분야와 자연과학에서 시작해 현재는 경제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로 그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외부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의 불안정성을 극복하는 회복 능력 여하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성패가 엇갈릴 것이다. 기존 상태로의 빠른 복구 능력, 외부충격이나 변화에 대한 사회·경제 시스템의 저항 능력,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능력 여하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기회가 와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생적(Exogenous)인 경제충격에 대한 반응의 차이가 지역경제 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리질리언스는 정책입안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주제다. 리질리언스의 개념은 외부충격에 대한 반응과 회복의 시간, 회복의 범위 및 경로 등과 관련해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이들을 간략히 살펴보자. 

    가장 일반적인 것은 경제위기와 같은 교란(Disturbances) 요인에 시스템이 어떻게 저항(Resistance)하고, 충격 이전으로 복귀하는 속도가 어떤지에 관심을 두는 공학적(Engineering) 관점이다. 만일 어떤 한 경제시스템이 외부충격 이후에 기존의 균형으로 빠르게 복귀한다면 그렇지 않은 시스템보다 더 나은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은 리질리언스라는 개념이 처음 사용된 생태학적(Ecological) 측면에서의 관점이다. 여기서는 변화에 대응하는 통합적인 체계로서의 생태계의 개념과 유사하게 어느 한 시스템이 외부충격에 직면해 기존의 구조나 성격, 기능 등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서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Ability to absorb)을 리질리언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세 번째는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s) 이론에서 유래한 적응적(Adaptive)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리질리언스는 외부충격에 대한 반응으로 체제 내의 중요한 성과인 산출, 고용, 부 등의 달성·획득을 위해 일정 시간에 걸쳐 적합한 기업·산업·기술·제도 등의 구조로 전환하는 경제의 역량을 의미한다.

    살펴본 바처럼 공학적 의미에서의 리질리언스는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기능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있으나, 생태학에서의 리질리언스는 시스템 차원에서 발생하는 변화로 이해되고 있다. 여기서 더 나가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리질리언스는 ‘교란 속에서 본래의 기능과 구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능력’으로 이해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공학적, 생태학적 리질리언스 개념에서 볼 수 없었던 사회적·정치적 변화가 주요 충격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을 이루면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조기에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러한 능력들이 더욱 필요함은 불문가지다. 이런 점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신속하게 수립해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지역의 회복탄력성을 배양하고 높이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회복탄력성을 갖춘 조직은 외부환경이 불리하게 바뀌어도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Harvard 대학교 경영대학원 Ranjay Gulati 교수의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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