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읽기] 자영업자에게 치명타 입힌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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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의 경제읽기] 자영업자에게 치명타 입힌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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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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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 언론인
차기태 언론인

신한은행이 최근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전국의 만 20세부터 64세까지 경제활동인구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요점은 자영업 가구의 39.3%가 2019년에 비해 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근로자 가구도 19.1%로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영업자의 소득감소는 그 2배에 이른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액도 20.1% 줄어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된 탓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1년 넘도록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을 비롯해 형편이 오히려 나아진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경제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자는 그야말로 가혹한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그 보릿고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정부가 취한 집합금지 등의 대책이 주로 자영업자들을 옥죄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과도한 경쟁을 감수하며 살아왔다. 지난 2019년 금융감독원이 내부적으로 자영업자 현황을 살펴본 적이 있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018년말 현재 24.4%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17.8%보다 6.6%p 높았다. 자영업자 비율이 비교적 낮은 나라들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그런 나라들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금감원 추산 결과 한국의 자영업자 과잉규모는 2018년말 현재 176만명에 이른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 편중돼 있어 과잉경쟁에 따른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의 금융부채는 소득의 7배를 넘는다.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부채도 많은 가운데 코로나19 전염병 사태가 치명타를 입힌 것이다. 

한국에서 자영업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고 적정수준을 웃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현재 한국의 사회안전망 가운데 대표적인 고용보험의 경우를 보자. 현행 고용보험 제도상 노동자가 실직했을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4~8개월에 불과하다. 재충전하면서 새로운 일을 여유있게 준비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직자들은 서둘러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자기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때로는 퇴직금을 털어넣기도 한다. 이렇듯 너도나도 쫓기듯 자영업에 뛰어들다 보니 자영업자 과포화상태에 빠지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초 한국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원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가치 안정과 재정지출 억제를 중시한다. 그런데도 과다한 자영업자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국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동의한 것이다. 

따라서 자영업자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과다한 자영업자를 적정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최근 무상교육이 고등학교까지 확대되고 의료보험 보장범위가 확대되는 등 복지정책이 다소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이제 한 걸음 나아가 고용보험제도가 강화돼 확실한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 

그 첫 단계로 보다 많은 사람이 고용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오는 2025년까지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른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제시된 것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인원이 현재의 1400만명 안팍에서 2025년에는 2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일자리를 잃으면 실업급여를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나름 획기적인 진전이다. 나아가서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선진국처럼 1~2년으로 확대하는 등 내실이 강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모든 일들을 한꺼번에 실행하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다. 정부재정과 민간기업의 수용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따라서 가능한 한 여건을 최대한 만들어가며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이번 코로나 19사태가 한국 경제에 던진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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