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가치소비에 응답하다] 2. 채식 지향 외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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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가치소비에 응답하다] 2. 채식 지향 외식문화
  • 권소담 기자
  • 댓글 1
  • 승인 2021.04.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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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역 비건을 위한 '채식 지도' 등장
소비자 요구에 식당, 카페 등 비건 메뉴 추가
식품 및 유통업계도 채식 관련 상품 출시

“버섯 탕수육, 막국수, 도토리 들깨 수제비 중에 뭐가 제일 좋으세요?”

기자가 저녁 식사를 겸한 인터뷰를 요청하자 ‘비건’ 이신영(40) 씨는 세 종류의 저녁 식사 선택지를 제안했다.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선 소문난 맛집’이라는 도토리 수제비 식당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거두리 정현도토리임자탕에서 그를 만났다. 도토리를 기본 재료로 임자탕(들깨탕), 쟁반국수, 묵, 부침 등을 선보이는 식당으로 이씨가 제작한 ‘춘천 비건 지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다.

 

춘천 거두리에 위치한 도토리 음식 전문점 '정현 도토리 임자탕'.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 거두리에 위치한 도토리 음식 전문점 '정현 도토리 임자탕'.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에서 비건으로 산다는 것

이신영 씨는 1998년 고등학생 시절부터 육류와 생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먹기 위해 한 종이 다른 종을 죽이는 구조에 경각심을 느낀 후로 ‘동물을 먹는’ 행위를 더이상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급식 대신 채식 도시락을 준비해 등교했다. 이씨의 인생에서 ‘육식’을 지운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본격적으로 ‘비건’을 실천한 것은 5년 전부터다. 계란, 우유 등의 생산과정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등을 보고 각성해 철저한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그의 명함 뒤에는 큰 글씨로 ‘VEGAN’이 적혀 있다. Compassion(연민), Nonviolence(비폭력), For the people(인류를 위한), For the planet(지구를 위한), For the animals(동물을 위한) 등의 단어로 비건으로서의 가치관과 인생의 지행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씨는 ‘춘천채식모임’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채식주의의 가치 등에 대해 나누고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이신영 씨의 명함 뒷면에서 그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이신영 씨의 명함 뒷면에서 그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채식 지향 23년,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지는 5년. 그는 최근 춘천에서의 채식 문화가 한결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춘천의 골목상권에서도 이들을 의식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SNS ‘춘천 비건 채식’ 계정에는 춘천에서 구매할 수 있는 채식 관련 상품과 음식 등이 소개돼있다. ‘춘천에서 비건으로 살아가기’ 위한 정보를 정리해 채식 지향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춘천 채식 지도

앞서 소개한 제로웨이스트 지향 소상공인들과 채식이 가능한 골목상권 가게들 사이에는 접점이 있다. 기후 변화, 탄소 발자국 줄이기 등 환경 관련 이슈와 채식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까닭이다.

 

춘천에서 비건 메뉴가 가능한 식당을 표기한 지도. (사진=춘천 비건 채식)
춘천에서 비건 메뉴가 가능한 식당을 표기한 지도. (사진=춘천 비건 채식)

카페 설지에서는 사전 예약에 한해 ‘구운채소 브런치’를 채식으로 변경해 주문 가능하다. 우유가 포함된 음료 메뉴는 두유로 바꿔 주문할 수도 있다. 퇴계동에 위치한 카페 어트랙티브, 반려견 카페 퍼피쿵, 고양이 책방·카페 파피루스 등도 두유를 활용한 소이라떼 메뉴를 준비해뒀다.

 

카페 설지의 구운채소 브런치. 사전 예약에 한해 비건 메뉴로 변경할 수 있다. (사진=카페 설지)
카페 설지의 구운채소 브런치. 사전 예약에 한해 비건 메뉴로 변경할 수 있다. (사진=카페 설지)

살루떼 베이커리에서는 무당근호박빵 등 비건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사전 예약 시 글루텐프리 비건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귀리쌀 반죽에 유기농 코코넛 크림을 사용하며 다양한 과일을 토핑한다. 최근에는 비건 베이글 신제품도 출시했다. 자전거 배달 등을 통해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김지영 살루떼베이커리 대표는 “로컬 푸드와 채식에 관심이 많은 단골손님과 소통하며 비건 빵 메뉴를 개발했다”며 "채식은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이다"고 밝혔다.

 

살루떼 베이커리의 비건 메뉴인 무당근호박빵. (사진= 살루떼 베이커리)
살루떼 베이커리의 비건 메뉴인 무당근호박빵. (사진= 살루떼 베이커리)

효자동에 위치한 중식당 ‘향희’의 버섯 탕수육, 채식 주문 가능한 간짜장, 짬뽕 등도 인기다. 이 식당의 경우 비건 소비자의 요청으로 간짜장, 짬뽕 등의 채식 옵션 주문이 가능해졌다. 약사명동의 인도요리 전문점 마하싯다커리에서도 베지터블 메뉴 중 크림과 치즈를 빼고 주문하면 훌륭한 채식 메뉴가 된다.

■트렌드가 된 비건(Vegan)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도살장 벽이 유리로 돼 있다면 사람들은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일주일에 하루만큼은 채식을 하자는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캠페인을 제안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비건, 채식주의는 생소하다.

비거니즘(Veganism)은 채식주의에 사상적 의미가 포함된 개념이다. 동물을 착취해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하는 소비자 운동에 가깝다. 채식으로 식사를 하는 행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물권을 옹호하며 종 차별에 반대하는 사상과 철학을 의미한다.

이 비거니즘을 지지하며 실천하는 사람을 ‘비건(vegan)’이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완전한 비건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비건 지향’이라는 표현도 지지를 받고 있다. ‘비건’은 엄격한 채식주의를 지향하며, 유제품과 동물의 알, 벌꿀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의 한 유형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은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신발, 화장품 등 동물성 원료가 포함된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비건은 지향점에 따라 크게 윤리적 비거니즘(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취구조 등에 저항)과 환경적 비거니즘(인간의 육식 및 자원 낭비가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으로 나뉜다. 특히 환경적 비거니즘의 경우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채식을 지향한다.

 

채식주의자 분류 기준. (그래픽=박지영 기자)
채식주의자 분류 기준. (그래픽=박지영 기자)

국제채식연맹(IVU)이 정한 채식 유형으로는 ▲동물성은 먹지 않고 과일·채소 등 식물성 식품만 먹는 엄격한 채식 비건(Vegan) ▲식물성 식품과 유제품(우유·치즈·버터 등)을 먹는 락토(Lacto) ▲식물성 식품과 달걀을 먹는 오보(Ovo) ▲식물성 식품과 유제품, 달걀을 먹는 락토오보(Lacto-Ovo) ▲식물성 식품과 유제품, 달걀, 해산물까지 먹는 페스코(pesco) 등이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번지면서 채식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으로 2008년(15만명) 보다 10배 증가했다.

비건은 최근 유통 및 식품업계의 화두다. 버거킹은 호주의 식물성 대체육 업체와 협력해 소고기 패티를 식물성으로 바꾼 ‘플랜트 와퍼’를 출시했다.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받은 풀무원의 채식라면 '정라면'. (사진=권소담 기자)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받은 풀무원의 채식라면 '정라면'. (사진=권소담 기자)

롯데푸드는 2019년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했다. 농심은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해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하겠다고 밝혔고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풀무원 ‘정라면’을 비롯해 농심 ‘야채라면’, 오뚜기 ‘채황라면’, 삼양식품 ‘맛있는 비건라면’ 등이 시장에 나오면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라면 종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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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1-04-25 10:13:22
식물폭력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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