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방송인 박수홍의 가족사 과잉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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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방송인 박수홍의 가족사 과잉보도

    • 입력 2021.04.21 10:39
    • 수정 2021.04.23 06:51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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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요즘 연예계 최고의 이슈는 배우 서예지에 관한 것이다. 그에 대한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한동안 박수홍의 가족사에 대한 보도가 포털의 메인 기사를 장식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과잉보도다.

    31년차 방송인 박수홍은 근면과 성실의 아이콘이다. ‘클럽’에 몇 번 간 게 일탈로 여겨질 정도로 오랜 기간 반듯하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박수홍은 꾸준함과 노련함으로 중년의 나이에도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매니저인 친형에게 많은 출연료와 계약금을 떼였다고 하니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몸무게가 15㎏이나 급격히 빠졌다고 한다.

    그래도 박수홍의 보도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 박수홍은 지난 3월 29일 자신이 운영하는 반려묘 다홍이 인스타그램에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소속사는 제 형과 형수 명의로 운영돼 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라면서 “그렇게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제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들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에 큰 충격을 받고 바로 잡기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오랜 기간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고 밝혔다.

    그런데 기사는 “박수홍 100억 횡령당해” “박수혹 100억 사기 당한..” 등의 제목으로 계속 나왔다. 100억은 한 누리꾼이 박수홍 SNS에 쓴 댓글에 나온 말이다. 박수홍은 피해액이 100억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박수홍은 누구보다 애착이 많은 가족사가 안좋은 내용으로 여론화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래서 박수홍은 친형과 형수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면서도 “꼭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최근까지 이런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가장 괴로운 부분은 부모님께 큰 심려를 끼친 점입니다”라고 당부했다.

     

    당사자가 직접 언급하지 않았던 100억은 또 다른 뉴스를 낳을 수 있다. 만약 형이 언제건 나타나 100억이 아니라고 한다면 기자들은 “박수홍, 피해액 100억 아냐” “양측, 피해액수 차이 쟁점은?”이라는 제목을 달고 진실게임을 벌이며 또 한번 가족사가 뉴스화될 것이다.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겠지만, 이럴 때는 동료들의 멘트도 별 도움이 안된다. 박수홍의 가정사에 분노하면서도 묵묵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박수홍의 지인들이 원하는 바는 박수홍이 상처를 덜 받고 가족사를 봉합시키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안타까운 가족사의 뉴스화는 최소화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불명확한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그 사이 박수홍 본인이 그나마 밝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그런데도 박수홍과 친형의 갈등은 결국 우려하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수홍이 지난 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친형 및 그 배우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박수홍 친형 측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박수홍과의 갈등과 분쟁의 시작은 재산 문제가 아닌 박수홍의 93년생 여자친구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이미지 흠집 내기’ 느낌이 나던 상황이었다. 당연히 박수홍은 이를 ‘악의적 비방’이라고 했다.

     

    이들의 사생활은 지금은 소강상태가 됐지만, 어느덧 ‘실생활 중계전’이 돼버렸다. 언론을 통한 형과 동생 간 흠집 내기가 마치 리얼리티쇼인 ‘트루먼쇼’ 같다.

    박수홍 형제의 갈등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이런 구도와 양상은 가장 안 좋은 모양새다. 여론전 양상까지 더해지면서 양자 간 이미지 공격까지 가해졌다.

    여기에 언론들은 조회수를 늘리려고 덤벼든다. 자꾸 건드려 논란과 문제를 더 크게 키운다. 대중에게는 이들의 싸움판을 재미로 구경하게 만든다. 하지만 조금만 기사를 보다보면, 여기저기 끌려다니다 보면 극도의 피로감만 생기는 구조다. 요즘 논란 대다수는 그렇게 만들어지지만 박수홍 건은 정도가 심했다.

    그런데도 언론·방송은 이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조회 수와 시청률의 노예란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속풀이쇼 동치미’ PD는 박수홍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고 밝힌다. 여기에 박수홍이 절대 의지하는 검은 고양이 ‘다홍이’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깃거리는 더욱더 풍성해졌다. 

    박수홍이 연예인이긴 하지만 형제간 돈 문제가 감성마케팅, 언론플레이, 여론전 양상이 될 필요는 없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장윤정이 엄마와 싸울 때의 결론과 똑같다. 대중에게 극도의 피로감만 안겨주고 끝난다.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가봐야 좋은 쪽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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