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로스터리 카페] 편안함이 녹아든 ‘커피블루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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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로스터리 카페] 편안함이 녹아든 ‘커피블루아울’

    편안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 지향
    시그니처는 커피 얼려 만든 ‘큐브라떼’
    아인슈페너·4가지 종류의 핸드드립 有

    • 입력 2021.04.11 00:01
    • 수정 2023.09.07 12:29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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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춘천이 전국적인 커피 도시로 성장하는 한편 맛 좋은 원두커피를 생산하는 지역의 소규모 카페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로스터리 카페’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춘천 ‘커피블루아울(Coffee Blueowl)’ 정진용 대표. (사진=정진용 대표 제공)
    춘천 ‘커피블루아울(Coffee Blueowl)’ 정진용 대표. (사진=정진용 대표 제공)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가 카페이다 보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곳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자주 드나드는 남춘천역 인근 골목에는 획일화된 커피맛이 아닌 개성 가득한 스페셜티 커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커피블루아울(Coffee Blueowl)’이 있다.

    정진용(36) 대표는 6년째 소신을 지켜오며 커피를 내리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알아보다 우연한 기회로 자그맣게 카페를 운영하게 됐고 그때부터 줄곧 커피 바리스타 겸 로스터로 일해오고 있다.

    18~19살 때부터 커피를 좋아하게 됐다는 정 대표는 취미로 커피를 내리며 했던 다양한 실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뛰어난 커피맛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덕분에 카페 공간을 차근차근 넓혀가며 현재의 구색을 갖췄다.

    “블루아울은 다양한 커피의 맛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상호명에는 특별하거나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지는 않아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색깔과 상징적인 동물을 엮으면 어떨까싶어 ‘커피블루아울’로 짓게 됐죠. 카페 인테리어에서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편안함이에요.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해 머무는 동안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기 때문이죠.”

    카페 옆에는 정 대표만의 작업실이 있다. 로스팅룸에서는 각국의 특성을 살린 원두가 매일같이 볶아지고 있다. 커피블루아울에서는 직접 블랜딩한 원두를 비롯해 △코스타리카 코페이 폴리 워시드 △에티오피아 게르바 내추럴 △브라질 산타 이네스 펄드드 내추럴 △파나마 코토와 핀카 만다리나 카투라 내추럴 등 4가지 종류의 스페셜티 원두가 있다.

     

    정 대표가 로스팅룸에서 로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정진용 대표 제공)
    정 대표가 로스팅룸에서 로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정진용 대표 제공)

    “지역마다 손님들이 선호하는 커피 스타일이 상당히 달라요. 산미가 강한 커피를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균형감을 유지하며 로스팅을 하려고 신경쓰는 편이에요. 커피도 음식이다보니 원재료의 품질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결점이 없도록 기본적인 준비는 끝내놓고 로스팅을 진행해요.”

    정 대표는 핸드드립으로 선보이고 있는 원두의 종류를 시즌에 맞춰 수시로 바꾸고 있다. 보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 맛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중에서 코스타리카 코페이 폴리 워시드는 다크초콜릿과 바닐라향의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으며 파나마 코토와 카투라 네추럴은 블랙베리와 레드와인향이 일품이다.

    ‘커피블루아울’만의 시그니처 메뉴는 핸드드립 외에도 큐브라떼와 아인슈페너다. 커피에 들어가는 얼음은 물이 아닌 커피다. 녹으면 녹을수록 커피맛이 옅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해지면서 맛이 배가된다.

     

    정 대표가 필터커피와 큐브라떼를 만들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정 대표가 필터커피와 큐브라떼를 만들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큐브라떼는 기존 레시피에다 단골 손님들의 의견을 취합해 비율을 변경하면서 레시피가 바뀌었어요. 커피에 들어가는 시럽도 커피를 베이스로 해서 직접 만드는 점이 다른 카페와 차이인 것 같아요. 라떼를 좋아하는 손님에게는 카페라떼나 큐브라떼를 추천하는 편이고 핸드드립을 원하는 경우에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취향껏 골라 드실 수 있게 하는 편이에요.”

    정 대표는 정해진 휴무 없이 매일 카페를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하루도 쉬지 않으며 손님을 맞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다보니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카페를 운영하며 보람이 느껴졌던 순간은 손님들이 커피가 맛있었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해주는 경우에요. 또 가끔씩 춘천에 오시는 분들이 다시 찾아와주시는 것도 굉장한 동력이 되죠. 감사하면서도 뿌듯해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전보다는 훨씬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는 그는 초창기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바리스타가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어 팔기 보단 손님이 찾는 메뉴를 팔아야 하는데 초보였기 때문에 간과했던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사진=신초롱 기자)
    핸드드립 커피가 내려지고 있다. (사진=정진용 대표 제공)

    “손님들이 커피 전문가까진 아니더라도 커피를 많이 드시기 때문에 미묘한 맛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좋은 재료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요.”

    정 대표는 향후 로스팅 설비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 커피블루아울의 커피를 매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마음껏 즐겨 마실 수 있도록 납품 생산량을 늘려가기 위해서다.

    끝으로 싱글 오리진 커피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 커피에 적절히 녹아들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균형감 있는 커피를 준비하는 것이 요즘 갖고 있는 큰 관심사라고 밝히며 맛있는 커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로 남겠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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