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로컬'에 진심인 '싱싱베이커리' 김준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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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로컬'에 진심인 '싱싱베이커리' 김준봉 대표

    • 입력 2021.04.10 00:01
    • 수정 2023.09.07 12:44
    • 기자명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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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김준봉 싱싱코퍼레이션 대표. (사진=김대영 기자)
    김준봉 싱싱코퍼레이션 대표. (사진=김대영 기자)

    "2년 전 어머니가 폐암 말기 선고를 받으신 뒤로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기 위해 전국 안 다녀본 곳이 없어요. 그때 처음 한약으로 빵을 만들기로 했죠"

    한약이 들어가 있는 빵을 개발하는 것처럼 독특한 시도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준봉(45) 싱싱코퍼레이션 대표는 이같이 답했다. 어머니의 몸 상태가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기에 오직 '좋은 음식'을 찾는 것 외에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싱싱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싱싱베이커리는 빵, 커피, 잼, 우유 등을 판매하는 빵집 겸 카페다. 이들처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식료품 외에도 실버푸드와 환자식 등 건강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빵집과 차별되는 고유의 특색을 갖췄다.

     

    김준봉 대표가 직접 개발한 한약으로 반죽한 너츠 호밀 빵. (사진=싱싱베이커리)
    김준봉 대표가 직접 개발한 한약으로 반죽한 너츠 호밀 빵. (사진=싱싱베이커리)

    김 대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난 음식을 만든다는 사람들을 찾아갈 때마다 다들 너무 비싼 돈을 요구했다"며 "절망감 속에서 어머니 또래의 노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한 빵을 먹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싱싱베이커리가 만든 빵에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어머니에 대한 김 대표의 안타까움과 그리움, 그리고 노년층이 즐길 만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한약으로 반죽한 너츠 호밀 빵은 저분자 소재여서 소화와 흡수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그는 "인삼으로 홍삼을 만들거나 홍삼으로 흑삼을 만드는 건 모두 재료를 저분화시켜 소화와 흡수가 잘 이뤄지게 하기 위함"이라며 "한약빵 외에도 항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조합한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CJ푸드빌에서 제빵 총괄로 일하고 유명 빵 공장 '라뜰리에 김가'를 6년 동안 운영하는 등 20년이 넘는 경력을 보유했음에도 제빵과 관련된 정식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그러한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춘천 막국수 케이크, 청국장으로 반죽한 빵, 무화과잼 등 창의적인 제품군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는 "해외에서 열리는 제빵 세미나를 찾아다니거나 책을 읽고 혼자 연구하는 식으로 빵 개발에 몰두하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그 과정에서 정해진 틀을 깨고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게 됐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확보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싱싱베이커리는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했으며 벤처기업인증 및 기업전담연구부서인증도 획득해 기능성 제품 연구에 탄력이 붙었다.

     

    싱싱베이커리 외관. (사진=싱싱베이커리)
    싱싱베이커리 외관. (사진=싱싱베이커리)

    싱싱베이커리의 또 다른 특색은 '로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농특산물을 모두 강원도에서 공수하고 있다. 춘천 참굿베리 농장의 유기농 재료, 홍천의 잣, 횡성에선 더덕 등을 들여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고속·시외버스 화물 탁송 서비스를 완벽하게 갖춰 강원도 각지의 농특산물을 2시간 내에 받을 수 있다.

    또한 애초 사업장을 춘천에 꾸린 이유도 '강원도'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이용해 건강한 빵을 만든 뒤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싶다는 포부를 담담히 밝혔다.

    김 대표는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의 고구마 모찌, 동경의 바나나빵과 병아리빵 등 지역에서 발생한 농특산물로 새로운 제품군을 엄청나게 만들지 않느냐"며 "수년전 라뜰리에 김가를 오픈하고 살펴보니 강원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음식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춘천은 도청 소재지로 강원도를 대표한다는 상징성이 있는 도시"라며 "누군가 춘천에 관해 이야기할 때 싱싱베이커리의 제품이 떠오를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기자 kimgiza@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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