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오는 2022년 tvN에서 방송할 예정인 드라마 ‘해피니스(Happiness)’ 중 일부 장면을 삼천동 춘천 파크자이 아파트에서 촬영하려고 했지만, 최종 무산됐다. 

주민투표에서 찬성표가 반대의견보다 많았는데도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위)는 “일부라도 불편해하면 추진할 수 없다”며 제작사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 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 ‘해피니스’ 촬영 협조요청

스튜디오 드래곤은 지난 12일 춘천 파크자이에 ‘드라마 해피니스 촬영 관련 협조 요청문’을 보냈다. 오는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아파트 내부와 공원, 지하주차장, 옥상, 헬스장 등에서 월 2회씩 총 10회에 걸쳐 드라마를 촬영하겠다는 내용이다. 

해피니스는 코로나19가 끝난 미래에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욕망과 공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옥탑방 왕세자, 비밀의 숲 등을 연출한 안길호 PD와 왓쳐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가 만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스위트홈을 비롯해 경이로운 소문, 사랑의 불시착, 미스터 션샤인 등을 성공으로 이끈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스튜디오 드래곤 관계자는 “제작진이 춘천 파크자이를 촬영지로 선택한 이유는 드라마 내용에 적합한 장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촬영을 진행하게 되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찬성의견 2배 불구…입대위 “기분좋은 상상으로 마무리”

춘천 파크자이 입대위는 드라마 촬영장소로 섭외가 왔다는 사실을 공지하고 지난 15일 입주민 카페를 통해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총 38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의견은 63.5%(245표)를 기록해 반대 36.5%(141표)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드라마 촬영 무산 소식에 입주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입주민 A씨는 “아파트에서 드라마를 촬영한다고 하니 신기했다”면서 “유명 제작사에서도 명품 아파트를 알아보는 것 같아 기뻤는데 촬영이 무산 됐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B씨는 “드라마 촬영지로 아파트가 소개되고 유명해진다면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등 추가적인 유무형의 효과를 기대했는데 수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얻으면 유동인구가 늘게 되고 지자체에서 해당 지역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입주민 C씨는 “드라마 관계자들이 오랜 기간 아파트를 드나들면 자칫 코로나19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면서 “단지 내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의 문제도 마음에 걸렸다”고 토로했다. 

춘천 파크자이 입대위는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일부 주민이라도 불편해한다면 추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 있는 해프닝으로 정리하고자 한다”면서 촬영 협조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kimgiza@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