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코로나 시대 ‘춘천’, 바이오도시로 날개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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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진단] 코로나 시대 ‘춘천’, 바이오도시로 날개 달까

    글로벌 바이오 시장, 오는 2025년 14조 규모 전망
    지자체 바이오클러스터 경쟁 ‘심화’
    연구개발 지원 확대 필요

    • 입력 2021.03.02 00:03
    • 수정 2021.03.26 17:55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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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과 더불어 치료제·백신, 진단키트 등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한 가운데 춘천이 K-바이오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과 위탁생산, 그리고 보툴리눔 톡신 개발을 추진하는 국내 주요기업들이 춘천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MS투데이는 춘천 바이오산업의 현황과 전망, 과제 등을 짚어보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K-바이오를 이끌어나갈 토종 바이오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셔터스톡)

    우리나라 산업의 패러다임이 대기업 위주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에서 연구중심 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16년 8조6000억 달러에서 연평균 6%씩 급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14조40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은 약 1500억 달러(한화 약 169조원) 규모로 글로벌 대비 2%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의약품 무역수지는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고 지난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인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벤처캐피탈협회가 조사한 바이오·의료분야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2019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1970억원을 달성, 업종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코로나19 여파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및 진단키트 개발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바이오주들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을 가득 채웠으며 25개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시장을 뜨겁게 했다. 올해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이른바 ‘대어’로 불리는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꺼지지 않는 상황이다.

    ■지자체 바이오클러스터 ‘열기’…춘천 경쟁력 있을까

    이같이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과 산업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지자체도 자기 도시를 바이오 메카로 키우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은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대한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고용,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으며 대전은 향후 10년간 5000억원 이상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구와 포항, 충북 등에서도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도약을 위한 계획안을 잇따라 발표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춘천 또한 국내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최근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진단부터 백신 개발과 생산, 치료제 개발과 위탁생산을 추진하는 업체가 춘천에 모여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신약과 기능성 식품 및 화장품 개발, 원료 생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형 바이오벤처들이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사진=박지영 기자)

    바이오산업 육성은 춘천의 오랜 의지이기도 하다. 춘천은 1998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생물산업 육성 시범도시’ 사업에 선정돼 바이오산업을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핵심산업으로 삼았다. 이후 2003년 생물산업벤처기업지원센터와 바이오벤처프라자의 통합으로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이 출범했고 20여년 동안 전략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악조건 속에서도 춘천 내 바이오기업 55개사의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한 1026억원을 달성했다. 내수 매출이 8.8% 줄었음에도 수출 호조에 따라 전체 매출은 3.4% 늘어난 299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에 대한 임상 1·2상을 신청, 최근 첫 접종에 돌입했다. 한국코러스는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대량으로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뮨메드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hzVSF-v13’에 대한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다.

    ■매출경쟁력 인근 광역권 대비 다소 떨어져…연구개발 지원도 부족

    그러나 춘천의 바이오산업 매출액은 인근 광역권과 비교했을 때 생각보다 크지 않다.

    강원도가 2015년 조사한 도내 전략산업실적현황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매출액 총액 중 춘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3%에 불과했다. 이는 인근 광역권인 원주(60.3%)에 비해 한참 부족한 수준이며 강릉(20.4%)과 비교해도 뒤처진다.

    수출 부문에서는 춘천지역이 도내에서 46.9%를 차지했으나 내수에서 2293억원으로 17.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원주의 내수 매출액 비중은 63%, 강릉은 19.8%였다.

    바이오기업 육성과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되는 바이오 시장을 놓고 연구성과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연구개발 투자의 양적증대와 더불어 지원 전략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수출 증대를 위한 개척사업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패키지 지원사업 등 기업지원 △체외진단 산업화 플랫폼 구축사업 등 사업화지원 △바이오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바이오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사업규모는 총 6000만원(시비 5000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국비로 지원되는 연구기반 활용사업의 경우 진흥원 보유 연구시설·장비 및 소프트웨어의 중소기업 활용 지원 등 물리적 기반 조성에 머물러 있어 기초연구부터 상업화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문혜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선 기존의 물리적 인프라 구축 중심에서 성장에 필요한 기반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고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부족한 자원 기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 관련 자원 정보를 통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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