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춘천지역 공직자 '출신고교' 평준화 현상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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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춘천지역 공직자 '출신고교' 평준화 현상 뚜렷

    고교 평준화 효과로 특정 고교 전성기 끝나
    시청 공무원 최다 배출은 춘천여고…225명

    • 입력 2021.02.12 00:03
    • 수정 2021.05.12 10:48
    • 기자명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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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 지역의 고등학교 평준화는 춘천 시청과 시의회,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출신고교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결과는 과거의 ‘특정 고교 절대 강세’에서 ‘고교 춘추전국시대 개막’으로 요약된다.

    춘천은 1979년(고교 입학년도 기준)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대입 실적에서 수도권의 세칭 명문대 진학률이 줄어들자 1991년 비평준화로 복귀했다. 그러나 고교 서열화 등을 이유로 비평준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22년만인 2013년 평준화 제도가 부활했다. MS투데이는 1997년도와 2020년도 춘천시청, 춘천시의회, 지역 국회의원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비교 분석했다. 해당연도 연감과 각 고교 동문회, 춘천시청 관계자 등을 통해 23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추적했다. 현재도 공직자들의 출신고교 분포에는 비평준화 시절의 영향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빠르게 ‘출신고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 춘천 이외 강원도나 타 지역 고교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1997년 춘천시청의 5급(과장급) 이상 공무원 55명 중 춘천고등학교 출신은 배계섭 시장을 비롯, 임무룡 부시장·김준우 시장 비서실장·이한순 기획실장·마근숙 시민복지국장 등 총 45명이나 됐다. 특정 고교가 간부 공무원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평준화 시절이던 당시 춘천시내 학생·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던 고교는 춘천고(남학생)와 춘천여고(여학생)였다. 각 중학교의 성적 우수생들 대부분이 두 학교를 선택했다.

    춘천고 다음으로 춘천농업고등학교(현 소양고) 출신 5급 이상 시청 간부가 7명이었다. 그밖에 강원고등학교, 성수상업고등학교(현 성수고),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이 각각 1명씩으로 나타났다.

    23년이 지난 2020년. 춘천시청에는 여전히 비평준화 시절의 영향이 남아 있었다. 과거 1차 평준화(1979년) 이전의 비평준화 세대는 대부분 공직에서 은퇴했지만, 1991~2012년 사이의 비평준화 세대는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춘천 내 고교동문회와 시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춘천시청 소속 공무원 913명 중 춘천고 출신은 182명으로 춘천여고 출신(22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수가 많았다. 춘천고 다음으로는 강원대사범대부설고(전신인 제일고 포함) 134명, 유봉여고 126명, 강원고 86명, 성수고 73명, 춘천기계공고 62명 등으로 출신고가 집계됐다.

    한편 5급 이상 공무원 중에서는 이재수 춘천시장의 출신고이기도 한 강원고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춘천고 출신이 1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성수고·춘천여고 각각 11명 △유봉여고 7명 △강원대사범대부설고 6명 △춘천기계공고 5명 △춘성고(춘천한샘고의 전신) 3명 △춘천농업고(소양고의 전신) 1명 순이다.

    눈에 띄는 점은 여자고등학교 출신의 약진이다. 여성의 공직사회 진출·취업률 향상이라는 시대 변화와 맞물린 현상으로 분석된다. 1997년 남학교인 춘천고가 시청을 거의 장악(?)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춘천여고·유봉여고 출신 여성 공무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춘천여고 출신의 경우 시청 전체에서 남고·여고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225명)를 자랑한다. 유봉여고는 126명으로 4위였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들의 출신고는 어떻게 변했을까. 1997년 제15대 국회의원은 한승수(춘천갑) 유종수(춘천을) 씨로 둘 다 춘천고 출신이었다. 반면 현재의 제21대 국회의원은 강원고 출신인 허영(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씨다. 

    1997년 당시 춘천시의회 의원 중 타 지역 고교 출신 등을 제외한 26명 중에서도 춘천고 출신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춘천농고(현 소양고) 출신이 9명으로 뒤를 이었고 성수고 2명, 춘천사범학교 1명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춘천시의회의 경우 의원 18명 중 12명이 춘천 지역 고교 출신이었다. 성수고 출신 의원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춘천고와 춘천고부설방송통신고 출신이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강원고, 강원대사범대부설고, 성수여고, 춘성여고(현 춘천한샘고), 춘천여고가 각각 1명씩이었다. 춘천시의회도 본격적으로 ‘출신고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셈이다. 

    [김은혜 기자 keh113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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