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로스터리 카페] 스페셜티 전문 ‘HK커피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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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로스터리 카페] 스페셜티 전문 ‘HK커피로스터스’

    라떼아트·핸드드립·로스팅·커핑 부문 입상 有
    코로나19 확산 중 카페 오픈…“오랜 꿈이었다”
    약 2만회의 로스팅 경험, “실력 상승에 도움줘”

    • 입력 2021.01.31 00:01
    • 수정 2023.09.07 12:31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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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춘천이 전국적인 커피 도시로 성장하는 한편 맛 좋은 원두커피를 생산하는 지역의 소규모 카페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로스터리 카페’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강풍이 불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카페를 향하는 길이 혹시라도 얼었을까 걱정은 됐지만 국가대표 바리스타의 이야기가 궁금해 쉼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바리스타 경력 12년차에 접어든 김후억 대표가 운영하는 스페셜티 전문 카페 ‘HK커피로스터스’는 신북읍 막국수 거리에서 소양강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주하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카페를 드나들 정도로 커피에 대한 인식이 누구보다 앞섰던 김 대표는 16살 무렵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 일찌감치 진로를 정했다. 강릉 바리스타 대회 라떼아트 부문 준우승, 코리아 브루잉 챔피언십 핸드드립 부문 3위, 골든커피어워드 로스팅 부문에서 5위, 마스터오브커핑 커핑 부문에서 7위를 차지했던 실력파다.

     

    국가대표 출신 경력 12년차 ‘HK커피로스터스’ 김후억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국가대표 출신 경력 12년차 ‘HK커피로스터스’ 김후억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굵직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고정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 신분으로 커피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HK커피로스터스’를 오픈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행복을 느낀다는 김 대표의 카페는 짓궂은 날씨에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까다로운 기준으로 직접 고른 생두를 최적의 온도로 로스팅해 최상의 맛을 낸 덕분에 한 손님은 몇 번이고 리필을 요청하며 커피맛을 음미했다.

    카페는 오픈바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핸드드립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손님들에게는 특성을 잘 설명해주거나 메뉴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김후억 대표가 에티오피아 벤티 워시드 프로세싱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김후억 대표가 에티오피아 벤티 워시드 프로세싱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HK커피로스터스가 로스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단맛’이다. 로스팅이 진행되는 과정에는 수많은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콩이 갖고 있는 특성이 바뀌기도 하는데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단맛을 낼 수 있기까지 3~4년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김 대표는 “로스팅은 누가 더 많은 연구를 했느냐가 실력의 차이를 나타낸다”며 “연구를 많이 한 사람이 잘 볶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로스팅을 할 때 볶음도를 약에서 중으로 맞춘다는 그는 좋은 생두를 선별해 원산지와 각 농장마다 갖고 있는 생두별 캐릭터를 살리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추출을 길게 가져가지 않고 짧게 끊는 것도 그만의 비법이다. 150ml를 한 번에 내린 후 물로 농도를 맞춘다. 이렇게 내리면 탁하고 거칠고 쓴맛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약 2만번 정도 로스팅을 했다는 그는 종류도, 맛도 다른 10가지의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인공지능이 가미된 로스터기를 작동시키는 김후억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김 대표는 오랜 로스팅 경험으로 원두를 직접 맛보지 않고 향만 맡아도 어떤 캐릭터를 가졌는지 대략 짐작이 간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꼭 먹어봐야 좋은 원두인지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로스팅, 추출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원하는 만큼의 맛이 나온 것만 메뉴에 올린다.

    원두가 가진 특성을 명확하게 살려 로스팅, 볶음도, 추출 방법을 다르게 조절하기 때문에 이곳 핸드드립 커피의 맛과 향은 초보자도 쉽게 그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강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그는 커피 마니아가 방문했을 때에는 전문적인 설명을 곁들이며 커피 캐릭터에 대해 상세하게 전한다.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손님들이 커피 맛을 잘 모른다고 말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초보자들도 커피맛과 향을 의외로 잘 느낀다고. 초보자에게는 주로 과테말라 산페드로를 추천한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하지만 깔끔한 애프터를 느끼게 해주는 커피여서 호불호 없이 잘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사진=신초롱 기자)
    로스팅 중인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창가 자리에 앉으면 소양강 물줄기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창가 자리에 앉으면 소양강 물줄기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김 대표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면서 접해온 커피가 스페셜티나 하이퀄리티의 커피지만 이를 좋아하는 비중은 커피 인구의 10% 내외라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장사를 하려면 대중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대중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내는 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충은 손님들이 직접 찾아올 수 있게 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커피인으로서 커피문화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무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이 공간 안에서 문화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HK커피로스터스가 늘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저는 제가 내린 커피를 평가하려는 분들도 환영하는 편이다”며 “바리스타가 표현해내는 커피에 대한 평가는 고객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메뉴 개발에 최선을 다해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커피 플레이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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