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경제] 물가(物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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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경제] 물가(物價) 이야기

    • 입력 2021.01.01 00:00
    • 기자명 황규선 강원연구원 경제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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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규선 강원연구원 경제교육센터장
    황규선 강원연구원 경제교육센터장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기가 무섭다’, ‘만 원 한 장으로 살게 없다’, ‘내 월급 빼고는 모든 게 다 올랐다’. 우리가 언론이나 주위에서 흔히 듣는 말들이다. 여기서 너무 ‘오르고’, ‘무서운’ 대상인 물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말이지만 그 용어가 뜻하는 바나 활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가(物價, Price level)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을 의미하며 개별적인 물가를 총합해 지수화한 것을 물가지수라 한다. 물가는 구매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변수다. 우리에게 그리 친숙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실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물가다.

    우리가 접하는 물가지수는 여러 가지다. 방송이나 언론지상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 CPI)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실생활 체감도를 가장 잘 반영해주는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CPI for Living Necessaries)다. 이에 더해 말 그대로 신선식품만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도 있다.

    대표 물가지수라 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 가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최종소비단계의 물가지수로서 대표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계동향조사에서 월평균 소비지출액의 1만분의 1 이상인 품목 460개의 가격변동을 가중평균해 작성하며 지수작성을 위한 총가중치는 1000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구입하는 품목이나 구입 빈도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와의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늘상 느끼듯 지수물가와 체감물가 간에는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필수품 141개를 대상으로 작성한다.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물가에 가장 근사한 물가인 것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 어개, 채소, 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한 지수를 말한다.

    우리 경제에서 물가지수는 다양한 용도와 목적에 이용된다. 물가지수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가 활용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첫째는 거시경제지표로서 가구 부문 전체의 물가상승(Price Inflation)에 대한 평균적인 측정값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된다. 일반적인 물가상승 정도를 측정해주는 지표인 것이다. 둘째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의 사회보장수혜금(Social Security Benefits)과 그 밖의 사회수혜금(Social Benefits), 그리고 임금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매년 연금 인상률과 최저임금 결정의 기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로 주요 경제지표인 가계동향조사의 가계수지, 국민계정과 지역계정에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 소매판매액통계,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의 디플레이터(deflator)로 활용된다. 각종 경제정책 수립을 위한 통계지표들의 변동 정도를 측정하는데 적용되는 지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넷째는 가구 부문만이 아닌 경제의 전반적인 물가상승(General Inflation)을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며 정부에서 공공요금을 조정하거나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 무역정책 및 환율정책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 경제의 물가상승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며, 각종 거시경제 정책의 기준지표 역할을 한다.

    물가가 활용되는 다양한 용도는 차치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우리의 소득이 일정한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듯 물가 안정은 경제주체들의 생활 안정과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최근의 지수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심리적 체감물가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삶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서 체감물가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함을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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