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칠보공예 ‘지니공방’ 최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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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칠보공예 ‘지니공방’ 최지영 대표

    • 입력 2020.12.25 00:01
    • 수정 2023.09.07 12:32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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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다시는 꺼내입지 않을 것 같았던 옷들을 내 손으로 다시 꺼내입거나 구입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나이를 먹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인 ‘뉴트로’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취미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옛것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전통 문화체험은 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춘천에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 상인들을 위한 공간이 여럿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첫선을 보인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에는 전통공예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지니공방’ 최지영 대표가 있다.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 12동에서 '지니공방'을 운영 중인 최지영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 12동에서 '지니공방'을 운영 중인 최지영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최 대표는 한 평 남짓한 공방에서 칠보공예 클래스 진행, 제품 제작에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한국화라는 전공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던 최 대표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히 머리를 스쳐갈 무렵 칠보공예를 접하게 되면서 지금까지도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는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인데다 반짝거리는 색감에 끌리듯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흔히 ‘불의 예술’이라고도 하는 칠보공예는 금속 등의 재료에 유리질의 유약을 발라 75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만드는 공예품을 뜻한다. 최 대표는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똑같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 칠보공예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칠보공예는 같은 색깔을 굽는다고 해도 유약의 양, 두께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나온다”며 “색감,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선물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계승돼 내려오는 공예인만큼 기법도 상당히 많다. 자격증 과정을 통해 배우는 기법은 30가지 내외며 체험 수업을 할 때는 뿌리기 기법, 후리트라는 돌알갱이로 모양을 내거나 그라데이션 하는 기법 등을 주로 사용한다. 개인 작업 시에는 전공을 살려 그림이나 풍경을 주로 그리면서 ‘지니공방’만의 그림을 찾아가는 중이다.

     

    지니공방의 칠보공예 보석함 (사진=신초롱 기자)
    지니공방의 칠보공예 보석함 (사진=신초롱 기자)
    지니공방에서 칠보공예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브로치 (사진=신초롱 기자)
    지니공방에서 칠보공예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브로치 (사진=신초롱 기자)

    최 대표는 다른 공방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칠보공예를 유리에 접목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제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는 “칠보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되 젊은 층이 좋아하는 액세서리와의 접목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노력 덕분인지 칠보공예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이들이 처음 보다 늘었다. 그는 힘든 순간 속에서도 공방을 찾는 손님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손님 중 어딘가 모르게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는 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몸이 좋지 않은 분이었다”며 “취미를 찾고 싶어서 나왔다고 하더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가 40년동안의 서울생활과 안정적이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성공이 보장돼 있지 않은 타지 생활을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녹록지만은 않았다. 최 대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고 힘들었다”면서도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들과 센터의 도움으로 잘 버텼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매력적인 색감의 칠보공예 반지 (사진=신초롱 기자)
    매력적인 색감의 칠보공예 반지 (사진=신초롱 기자)

    좌우명이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자'인 최 대표는 손님에게 최대한 정중하면서 편안하게 방문해 둘러볼 수 있는 공방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격이 살가운 편이 아니다 보니 편안하게 대하는 게 쉽진 않지만 방문할 때마다 편안한 공방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 대표는 “내년에는 판매에 주력할 건지 교육에 주력할 건지 정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면서도 “문의가 많이 오는 교육쪽으로 좀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향후 10년간은 공방 운영에서 손을 놓지 않고 싶다고 밝힌 그는 “그림도 그리고 다양한 칠보 제품을 제작해 전시를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빡빡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취미를 갖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시민들이 잠시나마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가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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