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이연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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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인터뷰]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이연이 담당

    올해 7월부터 선별진료소 운영지원 총괄 지휘
    “피로 누적으로 지쳐가는 직원들 보면 아프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시민 덕에 힘 얻어”

    • 입력 2020.12.24 00:01
    • 수정 2020.12.24 23:48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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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3차 유행으로 이어지는 등 장기화되면서 한해동안 전 국민이 ‘위드(with) 코로나’ '코로나 블루(우울감)'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방역의 최전선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선별진료팀이 시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특히 춘천지역 코로나 확산 방지에 연일 이어지는 맹추위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MS투데이는 연말을 맞아 한해동안 춘천지역 방역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이연이 담당과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춘천 코로나 환자가 이달 중순을 넘기면서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1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춘천지역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두달동안 9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해 2월부터 이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8명에 달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춘천지역 4개 중·고등학교에서 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수조사 대상자가 1500여 명에 달했다. 일일 평균 검사자 수 300~350명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다. 당시 등교시간에 맞춰 각 학교에 긴급하게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됐고 춘천보건소 직원들은 영하의 날씨에 야외 진료소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의 검체를 채취하는 등 '코로나와 사투'를 벌였다.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이연이 담당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이연이 담당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지역전파를 최일선에서 원천 차단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팀이다. 선별진료팀은 최근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하루종일 검체 채취, 확진자 접촉 조사, 진단키트 관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하루 최대 1500여명의 검체를 지연없이 원활하게 채취하고 접촉자 전수 조사를 완료할 수 있었던 데는 이연이 선별진료소 담당과 직원들의 역할이 컸다.

    이 담당은 보건소 29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행정업무를 돕는 보건소 직원들로 구성된 선별진료소 인력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춘천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사진=최규진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상황을 지켜본 이 담당은 '집단감염'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는 “집단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 심리적으로 힘들다”며 “나라에서는 검사를 유도하지만 시설이나 집회 참여자들은 검사를 받지 않으려고 했을 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담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3월 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검사 건수가 늘어나면서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해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 담당은 “코로나 확진이 늘어나고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일 때면 지원인력이 배치되지만 평상시에는 10명 내외의 한정된 인력으로 운영되다 보니 누적되는 피로에 지쳐가는 직원들을 볼 때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은 문진표를 작성한 뒤 안내에 따라 검채 채취 등의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검사가 끝나면 보건소 직원들은 환자 정보 등을 질병관리청의 질병관리통합보건시스템에 한 사람씩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데 검사 건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사후에 처리해야 할 업무도 크게 늘어났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무증상자의 검사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처리해야 할 업무가 동반되는 상황은 힘든 것 같다”며 “얼마 전 1500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해온 적이 있는데 밖에서 검사를 마치고 돌아온 직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이 매달려 밤 늦도록 업무를 처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팀은 평일, 주말 연장근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팀은 평일, 주말 연장근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시 보건소 이연이 담당(왼쪽)과 선별진료소 야외지원팀 직원들이 최근 영하 15도 가까운 맹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시 보건소 이연이 담당(왼쪽)과 선별진료소 야외지원팀 직원들이 최근 영하 15도 가까운 맹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앞으로 코로나 상황에 대해 이 담당은 “겉에서 볼 땐 잔잔한 호수지만 밑에서 볼 때 전진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백조의 발 같은 그런 느낌이다”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매일 밤만 되면 ‘내일은 어떤 규모로 확진자가 나올까’ 늘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낮에 확진자가 나오면 동선을 파악할 수가 있지만 결과가 새벽 3시쯤 나오면 상황관리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출근해 업무를 보게 된다”며 “그럴 때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학교에 있는 학생일까, 기숙사의 학생일까, 규모가 큰 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일까 등에 대해 늘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접촉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역학조사 범위도 넓어지고 전수대상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밤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고 밝혔다.

    이 담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발 뻗고 잠자는 날을 손에 꼽을 만큼 고생하고 있는 시민들이 보내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얼었던 마음이 녹는다고 했다. 그는 감동을 받았던 순간으로 여고생들이 보내온 응원 메시지를 받았을 때와 어린 학생이 상자 가득 핫팩을 넣어 건넨 일화를 떠올리며 “선별진료소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을 때는 ‘왔나보다~’ 했는데 따뜻한 마음을 받으니 정말 눈물이 나더라”며 “아직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내년에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담당은 “안전한 백신이 안정적으로 수급돼 코로나가 종식되는 것이 바람이다”며 “다들 힘들고 어려운데 지나갈 때까지만 조금만 더 힘내고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개월째 선별진료소 야외 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건강관리공단 소속 안준호씨는 “여름에는 더워서 힘들고 지금은 추워서 힘들다”면서도 “아픈 분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잘 사용한다면 무사히 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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