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바이든 시대 강원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정부·지자체 의지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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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인터뷰] "바이든 시대 강원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정부·지자체 의지 달려"

    -화천출신 춘천 연고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인터뷰

    • 입력 2020.12.12 00:01
    • 수정 2023.09.07 12:46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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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전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미국 대선은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동맹국인 한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부실하고 관광업이 쇠퇴하는 등 동력을 잃어가는 강원도와 춘천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평화협력사업에 올인했는데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올해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이후 북미,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강원도 교류협력사업도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이에 강원도는 새로운 바이든 시대 새롭게 재편될 남·북·미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천 출신 춘천 연고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가 최근 귀국했다. MS투데이는 지난 9일 김동석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시대 남·북·미 관계와 강원도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 연대 대표(사진=김동석 대표 제공)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 연대 대표(사진=김동석 대표 제공)

    ◇ 지난달 치러진 미국 대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당시 현지 한인사회 분위기는 어땠는지.

    김동석 대표: 이번 미국 대선은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 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치러졌다. 그 말인 즉슨 미국 내 한인 뿐 아니라 흑인, 라틴계, 다른 아시안 등 유색 소수계들이 트럼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관건인 선거였다고 보는 것이 맞다.

    트럼프는 미국 제일주의 ,백인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반대로 말하면 이 같은 백인우월주의는 소수민족계에게는 곧 공포 그 자치였다는 것이다. 흑인사회는 노예시절을, 다른 소수민족계도 인종차별이나 이민자 배격의 과거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 한인사회는 인종차별에 항의하고 친 이민자적인 바이든을 대개 지지했지만 비교적 미국에 일찍 자리잡은 이른바 일부 '올드타이머'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했다. 또 기독교적 신념이 강한 한인들 역시 반 동성애, 낙태 반대, 총기 휴대 옹호 등 트럼프의 가치 이슈를 보고 지지한 한인들도 있었다.
     

    지난달 미국 재선에서 맞부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재선에서 맞부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사진 연합뉴스)

    ◇ 최근 보도에 바이든 정부의 교통부 장관 후보로 한국계인 데이비 김 캘리포니아주 교통청장이 언급되는 등 새 정부에서 한국계나 친한계를 많이 중용할거라는 기대가 한국에 있다. 바이든이 한인사회에 어떠한 인연을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석 대표: 조 바이든은 자기 중심의 핵심적인 정치세력을 만드는 정치 리더십이 아니다. 물론 바이든 정부 인수위에 포함 된 300여명의 인사 중 30명의 한인계가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 당선된 4명의 한인계 연방 의원(미셸 박 스틸·메릴린 스트릭랜드·영 김·앤디 김)이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측근 중 한국계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기반인 사람들은 선출직에 나가기 때문에, 이들이 더욱 한미관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강원도와 춘천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평화협력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올해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이후 북미,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강원도 교류협력사업도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2018년 19억원 정도인 관련 사업이 올해는 80% 이상 줄었다. 바이든 시대가 개막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바이든 시대와 강원도, 남북교류사업에 대해서 전망한다면

    김동석 대표: 결국 바이든 시대의 남·북·미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오바마 정부 8년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 집권기 북미정상회담 등의 기억을 갖고 있는 한국 정계에서는 오바마 정부 대북 기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더라.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당사국 중심의 외교정책을 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강경기조는 곧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 기조와 동일했다. 조 바이든 역시 한국 정부의 대북 기조와 어느정도 발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정부가 어떤 대북 기조를 갖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 강원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덧붙이면 당장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던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정부와 강원도가 '평화' 아젠다를 심은 이후로 급속도로 진전됐다. 이건 좋은 한 수였다. 이후 남·북·미 평화무드가 성립됐다. 정부와 강원도는 이것을 잘 기억해야 한다.

    바이든 시대 대북 기조를 예상하려면 오히려 부통령을 했던 오바마 정부가 아닌 바이든이 상원 외교안보위원장을 역임한 빌 클린턴 정부 당시를 봐야한다. 바이든 정부에서 첫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도 이때 바이든의 참모였다. 빌 클린턴 임기 마지막을 기억해 봐라.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와서 대통령과 회담하고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북한과 미국의 연락사무소 설치 직전까지 갔다. 오바마 1기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기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외교안보 분야에 관여했기 때문에 당시 정부의 대북 기조에 바이든을 투영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조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화천 출신에 춘천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신 출향인사다. 오랜만에 고향에 온 소감은.

    김동석 대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홍보대사직을 맡는 등 멀리 미국에 있지만 고향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 항상 춘천이 그립고 오고싶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안보를 책임지는 있는 내 고향 강원도를 위해 워싱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화천 출신으로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대 미국으로 유학을 가 1996년 한인유권자현대를 설립하고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등 미국 내 한인 운동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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