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피플’ 인터뷰] 인디밴드 ‘모던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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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 피플’ 인터뷰] 인디밴드 ‘모던다락방’

    2013년 어쿠스틱 듀오 데뷔, 5인 밴드로 사운드 확장
    “마음 속 다락방에 있는 이야기를 노래하자는 의미”
    데뷔곡 ‘첫사랑’, 발매 일주일 만에 인디음악 차트 1위

    • 입력 2020.12.12 00:01
    • 수정 2023.09.07 12:46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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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친구 할머니 댁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었다. 겨우 두세 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자그마한 다락방에서 우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참기 바빴다. 이제는 추억의 공간이 돼 버린 ‘다락방’과 같은 이름을 가진 밴드가 있다. ‘나만 알고 싶은’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모던다락방 정병걸(보컬·기타)·김윤철(보컬·기타)·유주영(보컬·피아노)·고요한(베이스)·이현석(드럼)을 석사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만나 음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2013년 어쿠스틱 듀오로 데뷔한 모던다락방의 원년멤버는 정병걸·김윤철이다. 춘천,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인 두 사람은 객원멤버로 오랜 인연을 이어오던 3명의 멤버들을 올해초 정식으로 영입해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밴드 사운드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철, 고요한, 유주영, 이현석, 정병걸
    인디밴드 모던다락방 멤버(왼쪽부터 김윤철, 고요한, 유주영, 이현석, 정병걸)

    김윤철은 팀명을 ‘모던다락방’으로 정한 것에 대해 “다락방이라는 공간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기도 하고 숨바꼭질 할 때 숨고 장난쳤던 공간이기도 하지 않냐”고 운을 뗀 뒤 “다락방에 대해 생각을 하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 갖고 싶은 이야기라든지 꺼내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나 마음 속 다락방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 노래하자는 의미에 ‘모던(Modern)’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모던다락방은 데뷔곡 ‘첫사랑’으로 일주일 만에 온라인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인디음악부문 차트 1위를 달성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후에도 ‘이한철의 올댓뮤직’, ‘제12회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Have A Nice Day 페스티벌’, 일본 투어, 그린 플러그드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면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햇수로 8년차에 접어든 이들이 데뷔 후 발매한 미니앨범(EP)은 13개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묻자 김윤철은 “저작권료가 말해주고 있다”면서도 “인디밴드가 발매하는 앨범이 엄청난 히트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작기 때문에 순위가 보여주는 성과보다는 팀을 유지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명의 멤버가 뭉쳐 서로의 의견을 가감없이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리더 정병걸의 영향이 크다. 유주영은 리더에 대해 “구심점을 잘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 중 누군가가 감정의 동요가 있고 기복을 느낄 때면 집중이 분산될 때가 많은데 리더가 차분하게 중심을 잘 잡아줘 편안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정병걸은 “팀을 오래 유지하고 꾸준한 활동이 가능한 것 중 하나는 멤버를 워낙 잘 만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오래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은 사람들을 잘 만났고 소통이 잘 되는 게 팀의 장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에서 많은 사랑과 응원을 해주신 덕분에 공연·행사를 하면서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던다락방이 공연 후 팬들에게 플래카드 이벤트를 받은 직후의 모습. (사진=모던다락방)
    모던다락방이 공연 후 팬들에게 플래카드 이벤트를 받은 직후의 모습. (사진=모던다락방)

    모던다락방 합류 이전 수년간 객원멤버로 활동해오던 유주영은 “같이 하기 너무 즐거운 사람들이고 관객과 소통하는 팀이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같이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요한 역시 모던다락방이 가진 장점으로 ‘화합’을 꼽았다. 그는 “음악은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의견차가 있지만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일상에서 오가는 대화들도 재밌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이 모일 때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는 ‘밴드 사운드의 발전’이다. 기타 2대에 보컬로만 구성됐던 이전과 달리 피아노, 드럼, 베이스가 추가되면서 훨씬 풍성해진 사운드는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가수 활동 외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함께 모일 수 있는 날이 줄었다.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새 앨범을 공식적으로 발매하지는 않았지만 유튜브로 하나둘 공개하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 중이다. 유튜브에 공개한 곡들은 내년쯤 앨범으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데뷔 후 발매한 13개의 미니앨범에 실린 곡들은 하나 같이 편안하면서도 달달해 반복해 듣기 좋다. 김윤철은 “하나의 장르에 국한돼 있는 밴드가 아니고 어떤 이야기에 대해 주제를 정해놓은 밴드가 아니다”며 “쉽게 듣고 공감할 수 있는 곡 위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모던다락방 리더 정병걸, 유주영, 고요한, 김윤철. (사진=신초롱 기자)
    왼쪽부터 모던다락방 리더 정병걸, 유주영, 고요한, 김윤철. (사진=신초롱 기자)

    발매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멤버들은 ‘첫사랑’을 꼽았다. 인디차트 1위를 기록한 곡인 이곡에 대해 정병걸은 “그 곡을 통해 윤철씨를 알게 되고 팀이 된 곡이라 소중하다”며 “사실 다 굉장히 좋아하는 곡들로만 앨범을 낸 것이기 때문에 모든 곡이 소중하겠지만 작년에 발매했던 ‘춘천’의 느낌을 가진 곡에도 애정이 간다”고 설명했다.

    정병걸은 특히 올해와 내년이 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멤버로 함께 하는 것과 세션(session)이 함께 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뭉쳐지는 데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한 시간에 따라 음악도 서로 뭉개지면서 새로운 게 나오는 것이라 생각을 해서 여러 테스트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얼마 전 오랜만에 춘천 KT&G 상상마당 사운드홀에서 공연을 했는데 너무 즐겁더라”며 “다른 것보다 ‘무대가 정말 그리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내년에는 5명의 멤버가 모여 많은 공연을 하고 ‘모던다락방’이 재조명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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