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서툰책방’ 한주석·정승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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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서툰책방’ 한주석·정승희 대표

    서툰책방, 코로나 위기 ‘문화플랫폼’으로 극복
    저자와의 대화·글쓰기·독서모임 등 모임…‘관심’
    “거창한 목표보단 반복에 지치지 않는 삶 지향”

    • 입력 2020.11.29 00:01
    • 수정 2023.09.07 12:34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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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춘천 옥천동에 위치한 ‘서툰책방’. (사진=서툰책방 인스타그램)
    춘천 옥천동에 위치한 ‘서툰책방’. (사진=서툰책방 인스타그램)

    여행객들의 단골 여행코스였던 독립서점이 코로나19와 경기불황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줄줄이 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춘천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독립서점이 문화플랫폼으로 변신해 따뜻한 온기를 내뿜으며 활력을 주고 있다. 옛 춘천여고 골목에서 담장을 끼고 2~3분 남짓 걷다보면 한주석·정승희 대표 부부가 꾸려가는 ‘서툰책방’을 마주하게 된다.

    ‘서툰책방’은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주를 이루는 공간이다. 영어회화, 독서, 글쓰기 모임 등이 고정적으로 이뤄졌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두드러지던 4월 이후부터는 비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춘천 ‘서툰책방’ 한주석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 ‘서툰책방’ 한주석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최근에는 ‘내 마음이 담긴 책, 선물해볼까요?’라는 주제로 각자의 마음이 담긴 책을 교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교환됐던 책 중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책이 있냐는 질문에 한 대표는 “‘특별한 책’의 기준을 모르겠다”며 “‘수학의 정석’을 가져와도 스스로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책이라면 다 특별한 것 같다”고 답했다.

    2017년부터 3년째 책방을 꾸려오고 있지만 여전히 서툰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 두 사람은 “모든 일에는 익숙해지기까지 서툰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순간이 예쁘지 않냐”며 ‘서툰책방’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서툰책방’ 내부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서툰책방’ 내부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작가들이 만든 굿즈. (사진=신초롱 기자)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다 책방을 꾸렸다는 두 사람은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인테리어를 정했다. 정 대표는 “책이 있는 곳이니까 책을 읽기 편하고 작업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려고 신경썼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즐겨 찾는 이들은 운영자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점에 흥미를 느낀다. 이곳에서는 독립출판물을 비롯해 소설, 에세이, 시,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분야의 책을 고루 살펴볼 수 있다. 춘천 지역 디자이너, 작가들이 만든 굿즈도 감상할 수 있다. 대표 부부가 만든 맛있는 커피 메뉴도 있어 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서점이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지만 이곳 대표 부부는 각자의 영역을 넓히며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한 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춘천 ‘서툰책방’ 정승희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 ‘서툰책방’ 정승희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정 대표는 “좋아하는 일은 하지만 힘들거나 지칠 때도 있는데 오래 하려면 지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단축영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매일 오후 9시~10시까지 영업을 하고 매일같이 모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약간 쉬어가면서 하는 것도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은 새로운 모임, 프로젝트를 기대하긴 하지만 오래 할 거면 지치지 않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 역시 “좋아하는 일도 좋지만 반복하는 것에 지치지 않는 삶이 좋은 것 같다”며 “반복에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반복에 지치지 않는 삶, 제 삶을 잘 지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힘이 나게 하는 순간에 대해서는 “참여자분들이 기뻐하면 힘이 나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임의 반응을 보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향후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거창한 목표를 두기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며 “이 공간이 많은 사람들의 아지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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