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쉼터] 글로벌화와 디지털화에 대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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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연예쉼터] 글로벌화와 디지털화에 대응하는 방법

    • 입력 2020.11.18 09:00
    • 수정 2020.12.08 10:32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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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최근 몇년 사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글로벌화와 디지털화일 것이다. 글로벌화를 촉진시킨 것은 인터넷과 SNS 환경, 즉 유튜브와 넷플릭스다. 

    일본에서 4차 한류를 촉발시킨 콘텐츠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래스’인데, 이는 넷플릭스를 통한 확산이었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글로벌화는 더욱 촉진되고 있다.

    이제 미국 ‘빌보드 어워즈’는 남의 잔치가 아니라 우리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에서 열린 2020 빌보드 어워즈에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했지만, 한국의 인천공항에서 무대를 꾸몄다.

    방송국들도 이런 글로벌화 흐름을 타고 있다. 지상파는 광고 수입이 점점 줄어들면서 콘텐츠를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콘텐츠 제작업은 글로벌화 흐름을 타고 내수시장을 벗어났다. 한국인만을 소비자로 해서는 제작비를 회수하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을 정도로 방송 콘텐츠 제작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눈높이가 올라가 있는 대중의 수준을 맞추려면 제작에 있어 양과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MBC ‘복면가왕’이 미국 지상파 폭스TV에서 대박을 친 후부터는 독일, 호주 등 서양에서 인기다. ‘복면가왕’은 50여개국에 수출됐고, 매년 칸에서 열리던 방송포맷 이벤트인 ‘밉TV’(MIPTV)에서는 ‘복면가왕’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박원우 작가가 스타가 됐다. MBC는 ‘복면가왕’ 수출로만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박원우 작가는 그에 상응하는 수익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방송국이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복면가왕’이 결방되는 주에는 수익이 생기지 않는다. 작가뿐 아니라, PD도 원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저작권을 줘야한다. PD건 작가건 제작자건 방송 창작자에게 저작권리가 돌아가게 하는 구조는 방송콘텐츠 발전의 핵심이요, 한류 운운 이전에 손봐야 하는 사안이다.

    김기륜 한국방송작가협회 저작권 이사는 방송 포맷으로 인정받기 힘든 리얼리티물 제작 편중에서 벗어나 포맷 수출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제작하자고 제안한다. 포맷으로 인정받아 수출하려면 ‘복면가왕’처럼 아이디어와 표현방식이 잘 접목되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방송 창작자들이 저작권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콘텐츠 산업 발전을 기하기 어렵다. 지금이 적기다. 유튜브나 OTT 등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유통질서에서 새로운 창작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14년만에 ‘저작권법’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는데, 이번에 작가 등 아이디어를 낸 창작자들이 저작권리를 공유하지 못하는 현실이 시정되어야 한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글로벌화와 함께 디지털화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언(온)택트 문화와 결합하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아직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산업화 시대 인력과 디지털 시대 인력이 공존해 있는 양상이다. ‘디지털 혁명 사용설명서’(오강선 지음)에 따르면, 한국의 50대는 산업화 시대와 디지털 시대 모두에게 버려졌다고 한다. 산업화 사회에는 나이로 버려졌고, 디지털 사회에서는 적응을 잘못해 버려졌다.

    조직에서 부장, 본부장 등 의사를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이들 50대가 디지털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서 소통력과 공감력을 높이면 다행이지만, 디지털 문화 부적응 또는 적응 거부 현상을 보인다면 조직의 힘은 약화된다.

    지상파 방송 인력이 그대로 케이블채널인 tvN과 JTBC로 옮겨 효율을 나타내는 걸 보면, 지상파 위기의 본질은 인력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국악의 대중화에 대한 고민이 서려있는 ‘K흥’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관광공사 홍보 동영상은 과거 관료적 결제시스템에서는 제때 빛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제 민첩성이 생명인 디지털 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략이 중요해졌다. 디지털 시대의 가치는 이용자간의 ‘연결’과 참여, 공감력, 이용자들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BTS의 가치가 올라간 것도 결국 이용자(팬덤)가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아미’들간의 연결과 상호작용으로, BTS가 생산한 콘텐츠에 대한 리액션과 피드백이 더욱 강화되면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됐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이익 창출 연예인이 크게 부각됐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가치 창출 연예인이 뜬다. 연예인에게 가치라 하면 주로 기부나 선행쪽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똘끼 충만한 상상력 등으로 가치를 훨씬 더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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