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모두의 음악공간 하이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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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모두의 음악공간 하이하바'

    • 입력 2020.11.19 00:00
    • 수정 2023.09.07 12:34
    • 기자명 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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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모두의 음악공간 하이하바’는 춘천시 요선동에 있는 음악공간이다. 우쿨렐레, 기타, 피아노 등 악기와 보컬, 작곡 강습이 이뤄지는 곳이다. ‘하이하바’라는 이름은 만화영화 ‘미래소년코난’에 나오는 지명으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곳’을 뜻한다. 

     

    음악공간 '하이하바'를 운영하는 오종현·이원혜 부부.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를 운영하는 오종현·이원혜 부부는 백석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후 음악 활동을 지속해왔다. 오종현씨는 실용음악학원, 학교 등에서 기타, 보컬, 우쿨렐레 강사를 오랫동안 해왔고 싱어송라이터 ‘하이하바’로도 활동했다. 이원혜씨는 2011년 ‘제21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연주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성 듀오밴드 ‘새의전부’ 활동을 시작했다. 팀에서 작곡과 건반 연주를 맡고있다. 그는 바리스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며 가수 활동을 병행해왔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활동해온 그들은 여행을 통해 춘천과 연을 맺었다. 5년 전 춘천여행을 통해 썸원스페이지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던 이원혜씨는 게스트하우스 대표였던 ‘썸장님’을 통해 춘천에서 공간을 이루고 활동하는 사람들과 만남을 갖게 됐다. '그들이 곧 나의 춘천이었다'던 그는 인연을 맺은 춘천 사람들이 너무 좋아 두 달에 한번꼴로 춘천을 찾았다고 한다. 오종현씨도 이원혜씨와 함께 춘천을 방문한 후 지역과 지역 사람들의 매력에 빠져 춘천에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

    오종현씨는 춘천에서 만난 사람들을 ‘자신의 정원을 정성껏 가꿔가는 사람들’이라 표현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그들을 보고 그간에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다면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려는 마음이 작용한 것 같다”며 하이하바 음악공간을 구상하게 된 배경을 얘기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노을집이나 썸원스페이지에서 공연을 했을 때 좋아해주시는 관객들을 보고 자신감과 동시에 의무감이 들었다”며 춘천 시민들의 일상에 음악이 풍요롭게 자리잡도록 돕고 싶은 마음을 강조했다.

     

    '하이하바' 로비.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 로비.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 기타, 우쿨렐레 교실.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 기타, 우쿨렐레 교실.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는 기타, 피아노, 우쿨렐레, 보컬 등의 교습과 1인 음악감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분기별로 ‘아티스트 클래스’, ‘노래만들기 클래스’ 이외 음악교육들을 한다. 아티스트 클래스 중 하나로, 8주 동안 김광석 노래 2곡의 기타연주를 마스터하는 ‘김광석 클래스’를 운영할 계획도 있다. ‘노래만들기 클래스’는 기본적으로 노랫말이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꼭 악기연주나 작곡에 능숙하지 않아도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만 있다면 그들이 테크닉적인 부분을 도와 함께 만드는 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마음속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멜로디와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수업이며 CD로 만들어 소장하는 것까지도 구상하고 있다.

    하이하바는 ‘편안한 누군가의 집에 온 듯한 콘셉트’를 추구한다. 여느 음악학원과는 달리 일상과 맞닿은 음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편안하게 음악 듣고 책 읽고 차 마시고 멍도 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그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며 ‘음악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곳’, ‘건강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을 얘기했다. 또 이원혜씨는 노래를 만들면서 마음이 가벼워졌던 자신의 경험처럼 “음악 실력을 평가받는 것보다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평소에 음악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이하바' 음악감상실에 놓인 LP, CD플레이어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 음악감상실에 놓인 LP, CD플레이어. (사진=조혜진 기자)

    하이하바에는 어린이 강습생도 있다. 현재 11살, 8살 남매의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는 이원혜씨는 어느 날 아이가 피아노 연주를 틀리고 나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틀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지닌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그는 이 일을 통해 ‘사명감을 가지고 음악교육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좋지 않은 세상의 얘기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선생님이 되려는 것이다. 오종현씨는 피아노의 낮은 음은 무섭고 높은 음은 재밌다던 아이가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도레미방구뀌었다’로 부르고 낮은 음을 ‘뿡’이라 외치며 연주한 일화를 얘기했다. 그들은 “아이들이 음악을 자유롭게 대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 덕분에 음악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하이하바의 가치는 ‘무엇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종현씨는 “실수도 하고 틀리고 때로는 우연히 맞고 아름답기도 한 과정을 충분히 누리면 그것이 예술의 결과물이 된다”며 “결국 결과물은 마음에 있기 때문에 볼 수도 보여드릴 수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말하는 곳이 있어야 한다”며 그곳이 바로 하이하바라 했다.

    [조혜진 기자 jjin176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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