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춘천 서면 명품사과 '장군봉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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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춘천 서면 명품사과 '장군봉농원'

    • 입력 2020.11.08 00:01
    • 수정 2023.09.07 12:34
    • 기자명 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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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장군봉농원'의 '민성숙' 대표. (사진=조혜진 기자)
    '장군봉농원'의 '민성숙' 대표. (사진=조혜진 기자)

    ‘장군봉농원’은 ‘귀농한 꽃농부’ 민성숙 대표가 운영하는 사과농원이다. 이름처럼 춘천 서면 장군봉 아래 약 500㎡의 부지에서 사과와 더불어 콩, 초석잠, 배추, 고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민성숙 대표는 느리더라도 옛날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 농약을 최소화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퇴비로 쓰는 식이다. 또 동물들이 농산물을 해쳐도 그들의 몫으로 두고 있다. 허수아비나 실을 놓는 등의 방법으로 동물을 내쫓지 않고 새가 파먹은 사과는 일부를 도려내 발효식초를 만들거나 잼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

    그는 장군봉 농원을 ‘우주와 자연 속에서 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농원’이라 소개했다. 

    민 대표는 춘천의 운교동에서 춘천 서면으로 귀농했다. 춘천의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이 드러나는 케이스다. 그는 “익숙한 고장에서 농사를 짓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지역 내 이주를 통해 지역의 친숙함을 누리면서도 색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민 대표는 자신을 ‘귀농 농부’라 강조한다. ‘도시에 살다가 농사를 짓고자 농촌으로 이주했다’는 것에서 귀농의 의미에 부합할뿐더러 기존 농촌 사회에 적응이 힘들어 귀농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함이다.

    그는 “귀농은 농사를 짓는 것뿐만 아니라 농촌 사회의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성숙 대표가 살고 있는 '충장공 한백록 장군' 묘역 앞 '관남재' (사진=조혜진 기자)
    민성숙 대표가 살고 있는 '충장공 한백록 장군' 묘역 앞 '관남재' (사진=조혜진 기자)

    민성숙 대표가 특별히 서면으로 간 이유는 ‘충장공 한백록 장군’ 때문이다. 한 장군은 임진왜란의 영웅으로 전쟁 초기인 8차 전투 때 전사해 고향인 춘천 서면 장군봉에 묻혔다.

    민 대표는 이순신 장군만 기억하는 사회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느껴 또다른 구국 영웅인 한백록 장군을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그는 ‘그분 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품던 도중 묘역 바로 앞 ‘관남재’ 가옥에 자리가 나 들어가 살게 됐다.

    관남재는 150년 된 한옥으로 겉에는 현대식으로 비가리개와 콘크리트 처리가 돼 있지만 내부는 150년 전의 서까래가 그대로 남아 전통적 아름다움을 가진 곳이다.

    장군봉농원의 주력상품은 사과다. 민 대표는 3년 전에 경상북도 영주에서 홍로, 아리수, 부사의 3품종 묘목을 정성껏 골라 데려왔다. 올해가 첫 수확인 장군봉농원의 사과는 여름에 수확한 홍로가 완판될 만큼 우수한 맛이 소문나 있다.

    아리수는 봄에 냉해를 심하게 입어 이웃과 나눠 먹었고 최근 수확한 부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저온 저장고가 마련돼 있지 않아 올해 수확한 사과는 올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정성껏 기른 사과가 완판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군봉농원의 사과는 그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와 개인 연락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갓 수확한 '장군봉농원'의 부사들. (사진=조혜진 기자)
    갓 수확한 '장군봉농원'의 부사들. (사진=조혜진 기자)
    단단한 과육을 자랑하는 '장군봉농원'의 부사. (사진=조혜진 기자)
    단단한 과육을 자랑하는 '장군봉농원'의 부사. (사진=조혜진 기자)

    민 대표는 유난히 단단하고 달달한 사과 맛의 비결로 ‘정성’을 얘기했다. 틈틈이 사과나무 가지를 잘라주고 천연발효 비료를 뿌려주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농법을 연구하고 있다.

    일례로 작곡가로서 음악치료를 공부한 이력을 살려 아침, 저녁으로 작물들에게 음악을 틀어주고 있는데, “음식을 편식하면 안 되듯이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부터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또 지리적 위치도 언급했다. 그는 “농원이 장군봉 속에 싸여있는 형태라 태풍 피해도 적고 적당한 바람, 적당한 햇빛이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과를 기르게 된 이유로 “사과를 너무 좋아해서 사과를 실컷 먹고 싶었다”고 말한 그는 발효음식을 좋아하는 터라 대두 등의 콩 작물도 재배하고 있다. 이외에 뇌에 좋다고 소문난 초석잠, 들깨 등도 재배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에서 재배 성공률이 높고 손이 많이 안 가는 작물들을 연구해 정한 것이다. 들깨는 기름으로 짜거나 가루를 내어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직접 만든 천연발효 식초에 대두를 삭혀 먹는 음식, 이른바 ‘초콩’을 개발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메리골드 꽃을 1만개 심어 꽃차도 만들었다.

     

    민성숙 대표가 운영하는 농가맛집 '꽃초'. (사진=조혜진 기자)
    민성숙 대표가 운영하는 농가맛집 '꽃초'. (사진=조혜진 기자)
    민성숙 대표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발효식초'와 '꽃차'. (사진=조혜진 기자) 
    민성숙 대표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발효식초'와 '꽃차'. (사진=조혜진 기자) 

    민 대표는 현재 농가맛집 ‘꽃초’도 운영하고 있다. 꽃의 ‘꽃’과 식초의 ‘초’를 따와 지은 이름이다. 이곳은 그가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가게다. 현재 ‘연잎밥정식’, ‘들깨수제비’, ‘김치도시락’과 꽃차, 커피 등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운교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에 위치해 멋진 뷰를 통한 힐링의 시간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따금 민 대표는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 손님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는 “꽃초가 식도락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춘천의 농업과 도시 생활을 연결하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별과 달을 보며 농사짓는 삶도 좋다”며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그는 춘천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귀농기초교육을 받아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고 강원도농업기술원을 통해 귀농창업교육을 받아 농가맛집을 열 수 있었다. 

    민 대표는 “요즘 정부에서 운영하는 귀농, 귀촌 지원이 풍부하고 교육 퀄리티도 높다”며 “양질의 교육과 지원을 토대로 자연 그리고 토박이 농부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민성숙 대표는 앞으로도 장군봉 농원을 통해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농부의 진실과 사랑을 담은 정직한 작물을 재배할 계획이다.

    그는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옛말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며 “농사를 통해 자연의 생명과 사랑을 안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라고 덧붙였다. 

    [조혜진 기자 jjin176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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