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쉼터] ‘미스터트롯’ 김호중의 팬덤은 어디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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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연예쉼터] ‘미스터트롯’ 김호중의 팬덤은 어디서 나올까?

    • 입력 2020.07.02 09:00
    • 수정 2020.07.02 10:35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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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요즘 트로트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고 한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뜨면서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트로트 전체의 인기가 아니라 ‘미스터트롯’의 인기라고 한다. 트로트 오디션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1년짜리 시한부 트로트 스타들도 대거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미스터트롯’ 출신 스타들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그중 한 명이 ‘미스터트롯’에서 예선 진(眞)과 최종 4위를 차지했던 김호중(28)이다.

    김호중에게는 광범위하고 강력한 팬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참가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트롯부터 발라드, 재즈, 오페라 아리아까지 소화가 가능한 가수라는 점 때문이다. 또 김호중의 희노애락 인생 스토리, 즉 젊은 친구가 많은 난관과 역경 앞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노력과 열정으로 이겨내며 그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고난극복 스토리텔링도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팬들은 이런 김호중의 노래를 들으면서 다양한 감성에 빠지면서 위로를 받는다.

    최근 김호중은 유년시절 할머니와 살던 때의 그리움을 담아낸 신곡 ‘할무니’를 발매하자마자 소리바다 실시간 차트 1위를 비롯해 좋은 음원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발매한 ‘고맙소’와 ‘너나 나나’ ‘바람남’ ‘나보다 더 사랑해요’ 등도 각종 실시간 음원차트에 진입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김호중은 요즘 다채로운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정규앨범 준비에도 한창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김호중의 드라이브스루 팬사인회 현장과 함께 김호중이 팬들을 위해 미니 콘서트를 펼치는 모습들이 공개됐다.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다.

    기자는 얼마 전 김호중을 만나 3시간 동안 대화를 해본 적이 있는데,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단단한 청년이었다. 그는 ‘미스터트롯’을 통해 성악가에서 트롯 장르로 변신했다. ‘태클을 걸지마’ ‘천상재회’ ‘고맙소’ 등을 부르며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주며 감동을 선사한 것은 물론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음색으로 호평받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 곡마다 다른 분위기와 다른 색깔을 입혀 감동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었다. 김호중은 “무대에서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노래를 ‘미스터트롯’에서 꽤 불렀다”고 했다. 이와 같은 그의 실험정신은 충분히 칭찬해줄 만하다. 이 때문에 김호중을 좋아하는 팬덤이 전국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할 때도, 40~50대 어머니 팬들이 사무실로 찾아올 정도였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행복하다. 요즘 적응이 어렵다. ‘미스터트롯’ 출연 전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반면 조심해야 할 행동도 많다. 지금 너무 많은 사람이 사랑해 주시니까 목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나 자신을 돌봐야 한다.”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주인공으로도 알려진 김호중은 보통 가수가 지니기 힘든 성악(테너)이라는 베이스가 있어 적절한 지점에서 성악 소리와 트롯 소리를 툭 내며 그만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팬들은 이 점을 특히 좋아한다. 김호중을 ‘천상의 목소리 트바로티’라며 ‘미스터트롯’의 품격을 올려줬다고 한다. 팬카페에는 품격 있는 음악을 하는 김호중에게서 편안함과 행복감, 감동을 느낀다는 글들이 많다.

    “제 팬클럽 이름은 ‘트바로티’, 팬명은 ‘아리스’다. 팬들은 저를 별님으로 부른다. 팬들은 수많은 작은 별들이다. 팬카페에서 김치와 고기 등 몸에 좋은 걸 너무 많이 보내 주셔서 살을 9㎏ 뺏는데, 몸무게가 다시 올라가려고 한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울산광역시에서 태어난 김호중은 중학교 3학년 때 좋아하던 가수 김범수의 ‘약속’과 ‘보고싶다’를 듣기 위해 CD를 사러 간 매장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를 듣고 단숨에 성악에 매료됐다.

     

    “성악 장르를 아예 몰랐다. 성악가는 축구장 등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김범수 CD 대신 파바로티 CD를 사 처음 들었을 때는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대구 경북예술고에 진학했지만,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천예술고로 전학을 갔다. 

    “부유한 집은 아니고, 평범한 집 외동아들이었다. 10살 때 부모님이 이혼해 친할머니가 저를 돌봐주셨다. 폭력써클에 가담한 건 아니고 학교 밖을 떠도는 꼴통 학생 정도였다. 당시에는 부모님에 대해 원망하기도 했다. 남들이 가족 여행을 떠나고, 가족 활동하는 게 부러웠다. 제 부모님이 모두 재가하셨지만, 이제는 부모님을 찾아뵙기도 하고, 경상도 쪽으로 공연을 가면 부모님이 제 공연을 보러오시기도 한다.”

    김호중은 2008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박수받는 사람이 되어라, 인사만 잘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내가 죽어도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꼭 바른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씀을 남겼다면서, 그 후 마음을 다잡고 성악에 매진했다. 그는 한양대 성악과 재학시절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음악 유학을 떠났다. 2009년 ‘스타킹’에 고딩 파파로티로 출연했던 영상을 본 한 독일 교포가 레슨비와 숙소를 제공해줬다.

    김호중의 가정사와 음악공부 얘기를 듣다 ‘미스터트롯’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갔다. 우선 왜 성악에서 트롯으로 변신했는지부터 물었다.

    “우연히 ‘미스트롯’을 보다가 나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아나운서, 개그우먼, 국악을 하다 출연한 분들이 있었다. 남자편을 하면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지원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으로부터 5번째로 참가 신청했다고 들었다.”

    이어 그는 “미스터트롯 출신이라고 트롯만 하는 게 아니다. 남진 선배님도 록발라드를 부르신다. 성악만 하는 것도 아니다. 재즈, 발라드, 탱고 등도 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좋은 노래를 부르는 좋은 가수가 되고 싶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는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면서 ”독일 유학도 오페라 가수가 되려고 간 건 아니다. 파바로티도 마이클 볼튼 같은 대중가수와 콜라보를 했다. 2013년 낸 저의 디지털 싱글 ‘나의 사람아’는 발라드 같고 2절은 성악 같이 들릴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호중의 음악 공부법은 가능한 많이 듣는 것이다. 스승에게 배우는 것보다 어릴 때부터 듣는 것으로 음악을 익혔다. 성악곡도 피아노 앞에서 연습하지 않고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음악을 많이 듣는 게 최고의 연습법이자, 몸에 익숙해진 연습법이다”

    평소 낚시와 독서를 좋아하는 김호중은 최근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김호중은 “도전보다 변신, 내가 하고픈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최백호 선생님의 콘서트를 본 적이 있다. Q&A 시간에 한 여성 관객이 어릴 때 ‘제 아버지의 가수였는데, 어느덧 제 가수가 되어있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얘기가 제 머리를 ‘땡~’ 하고 쳤다. 최백호 선생님은 재즈도 하고, 아이유와 콜라보도 한다. 엄마를 따라온 어린 자녀가 훗날 제 공연에 와서 엄마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수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모두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김호중을 보고 있으면, 뭔가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인생에 좋은 자극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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