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레고랜드 테마파크?"...실제는 에버랜드 '5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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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레고랜드 테마파크?"...실제는 에버랜드 '5분의 1'

    "춘천시청만한 세계 최고 테마파크?"...레고랜드 비판 여론 여전

    • 입력 2020.05.29 06:55
    • 수정 2020.06.03 10:06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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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레고랜드 공사 현장 (MS투데이 DB)
    춘천 레고랜드 공사 현장 (MS투데이 DB)

    강원도가 춘천에 건립되고 있는 레고랜드 코리아를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부지면적은 용인 에버랜드의 5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최근 '혈세먹는 하마'로 취급받는 레고랜드 조성사업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 '10년 만에' 첫 주민설명회 개최하고 기자설명회를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현재 건립되는 레고랜드는 춘천시청만한 정도의 규모"라며 "더 이상 강원도민을 기만하지 말고 춘천 레고랜드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춘천시청만한 세계최고 테마파크?
    범대위는 지난 26일 춘천시와 강원도가 해당 사업 추진 10년 만에 처음 연 주민설명회에서 나왔던 발언을 그대로 반박했다.

    이들은 "레고랜드 운영사인 LLK가 이날 발표한 하중도 레고랜드 놀이시설 부지면적은 14만9130㎡로 하중도 전체면적 109만㎡의 14%에 불과하다"며 "또 용인 애버랜드의 5분의 1 정도뿐이 안된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그런데도 강원도는 109만㎡ 규모의 전 세계 최대의 레고랜드 테마파크라고 도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놀이시설이 들어서는 건축면적은 3만3843㎡로 춘천시청의 1.5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주민설명회 당시 레고랜드 측이 밝힌 놀이시설은 'Brick street(부지면적 2만200㎡·건축면적 6373㎡)', 'Bricktopia(부지면적 2만4630㎡·건축면적 7380㎡)', 'LEGO CITY(부지면적 4만3420㎡·건축면적 6335㎡)', Ninjago(부지면적 1만4920㎡·건축면적 3278㎡) 등 9개시설 부지면적은 28만790㎡, 건축면적은 3만3843㎡, 건축연면적은 4만8175㎡다.

    이 수치가 맞다면 현재 건립되는 레고랜드는 춘천시청 건축면적의 1.5배, 용인에버랜드 부지면적의 5분의 1에 수준에 머무는 셈으로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는 맞지 않는다.

    범대위는 "결국 에버랜드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놀이시설을 유치하자고 수천억의 혈세를 퍼부었으며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면제 등 모든 면세 특혜와 각종인허가 혜택을 제공하고 100년간 무상으로 부지를 임대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것도 모자라 건설비의 30%인 800억원을 그냥 주며 운영수익은 한 푼도 안 받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유사 이래 이런 사업이 존재하기는 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시와 강원도, 레고랜드코리아 측이 지난 26일 근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마련한 주민설명회에서 사용했던 PPT자료 일부.
    ​춘천시와 강원도, 레고랜드코리아 측이 지난 26일 근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마련한 주민설명회에서 사용했던 PPT자료 일부.

    ◇지역 상생·고용 효과 "못 믿어"
    강원도와 레고랜드 측이 줄기차게 강조하는 '지역 상생',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믿지못하겠다는 분위기다.

    강원도와 레고랜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대 1800명 고용 효과'를 강조해왔지만 최근 이 같은 수치가 다소 과장됐음이 드러났다. 지난 21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레고랜드코리아 김영필 대표는 "1750명 중 직접고용은 1200명 선이고 나머지 인원은 협력·지원업체에서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직접 고용 인원 중 정규직은 최대 200명 정도며 나머지는 시간제 일자리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6일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도 고용 관련 질문이 나오자 "레고랜드 정규직 인원은 150~200명이 맞다"면서도 "정규직 외 협력업체 직원 등 다양한 고용형태가 존재하는데 지역과 파트너십을 통해 주민 고용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범대위는 "1만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강원도의 호언장담은 결국 아르바이트가 양질의 일자리라는 것을 확인하는 셈"이라며 "하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허구인지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6일 춘천시, 강원도가 마련 레고랜드 조성사업 주민설명회 모습. 이번 설명회는 사업이 진행된지 10년 만에 처음 열리는 것이다. (사진=윤왕근 기자)
    지난 26일 춘천시, 강원도가 마련 레고랜드 조성사업 주민설명회 모습. 이번 설명회는 사업이 진행된지 10년 만에 처음 열리는 것이다. (사진=윤왕근 기자)

    지역 상생과 관련해서도 "강원도는 ‘2018년 총괄개발협약 체결’을 앞두고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착공되면 2년간 2만6000개의 일자리가 제공된다고 밝힌바 있다"며 "그러나 레고랜드가 착공됐지만 춘천에서 레고랜드공사에 참여했다는 업체나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사는 대부분 외지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며 "춘천에서는 경비 업무 등에 일부만이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대위는 "나무와 잔디 광장으로만 380만명이 방문하는 남이섬과 돌과 잔디밭뿐인 영국의 스톤헨지에 연간 200만명이 방문한다"며 "중도 선사유적과 넓은 면적의 자연경관만으로도 수백만의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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