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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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피플]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

    • 입력 2020.04.24 06:55
    • 수정 2023.09.07 12:51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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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재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은 22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2층 로비에서 취약계층 800여가구에 전달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산하 봉사단체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백운재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은 22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2층 로비에서 취약계층 800여가구에 전달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산하 봉사단체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바쁘신데 다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봉투에 마스크 100장이랑 손 소독제 70개씩 정확히 담아주시고, 음료도 잘 챙겨주세요. 다 담으셨으면 이쪽으로 하나씩 진열해주시고요."

    백운재(64)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은 22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2층 로비에서 취약계층 800여가구에 전달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협의회 산하 봉사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하나하나 꼼꼼히 배분하며 이 같이 당부했다. 

    그는 지원품 하나라도 헛되이 낭비되게 하지 않기 위해 봉사자들을 진두지휘하면서도 고생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백 회장은 "저희 단체는 완전 무보수로 활동하기 때문에 순수한 희생정신이 없으면 참여하기 힘들다"며 "저야 나이가 먹어 퇴직하고 하는 봉사지만 자기 사업을 하시는 젊은 분들도 많은데 참여하시는 걸 보면 참 대단한 것 같다"고 봉사단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백운재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 사진/방정훈 기자
    백운재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 사진/방정훈 기자

    그가 처음 봉사활동은 시작한 것은 자신이 종사하던 금융업계에서 퇴직한 직후인 2014년부터다. 당시 어려운 사람에 대한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고 있던 때에 효자동 주민자치위원이었던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효자2동 봉사회에 소속돼 함께 활동한 것이 본격적인 봉사로 이어진 것. 그러다 지난해에는 대평·서면·신북·큰사랑 등 지역 내 13개 봉사단체를 지휘하는 대한적십자사 춘천지구협의회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적십자사 봉사회의 경우 다른 봉사단체처럼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도 진행하지만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한다는 차별성이 있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가장 앞장서서 지원했다고. 

     

    사진/방정훈 기자
    대한적십자사에서 지원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 취약계층 희망나눔물품(위쪽)과 긴급 구호 세트. 사진/방정훈 기자

    백 회장은 "당시 피해 주민들은 숟가락 하나 못 건지고 집도 절도 없이 몸 하나만 피신해 관청에서 제공하는 천막생활을 했는데 지금까지도 완벽히 해결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춘천지구협의회는 주로 행정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자체적으로 발굴해 생필품 등을 지원한다. 일이 많은 시기엔 한 달에 20번도 넘게 지원 활동에 임한다.

    그는 "춘천시에는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전기나 가스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져 화재로 이어질 때가 자주 있다. 집이 전소돼 오갈 때 없는 어르신들에게 마을 이장이나 면장과 협의 하에 안정된 거처를 마련해주기도 하는데 이때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반대로 가장 힘든 점은 주위 불우한 이웃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때다. 작게나마 나눌 수 있는 것에서 감사함을 느끼지만, 부족한 게 너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방정훈 기자
    백운재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춘천지구협의회장이 22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2층 로비에서 산하 봉사단체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이들은 생필품 지원 외에도 분기나 기념일에 어버이날 기념 식사제공, 김장나눔, 연탄나눔, 떡국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취업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5월부터 제빵 스쿨을 운영할 계획이다. 20여명을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이론·실기교육부터 재료비까지 지원해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한다는 게 춘천지구협의회의 설명이다.

    백 회장은 "점점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자신밖에 모르고 내로남불이 성행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저는 남을 탓하기보다는 배려하고 이해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행동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더불어 사는 것을 가장 중요시 한다. 작은 부분을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아도 나눌수록 크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이웃들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누구나 다 힘들지만, 그럴수록 이웃과 함께하면 좀 더 풍족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치인 등 생색내기 급급한 이율배반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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